찬성측 "안철수·윤석열은 들어오라면서 洪만 예외 설득력 없어"
반대측 "화합 수식어 안어울려…복당땐 중도층 시선 달라질 것"

홍준표 의원(무소속·대구 수성을)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부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관련 절차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퇴진을 계기로 홍 의원의 복당 길도 열리는 듯했으나,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 기류가 뚜렷해 신속한 친정 복귀는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복당 찬성파는 ‘야권 대통합’의 연장선에서 홍 의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선 필승 전략의 큰 틀에서 유력 주자의 하나로 그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중진 의원은 12일 통화에서 “홍준표 복당은 국민의힘 파이를 키우는 방향이고, 야권 통합 정신에도 부합한다”며 “안철수나 윤석열은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면서 홍준표만 예외로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홍 의원이 보수 진영의 전통적인 지지층을 기반으로 꾸준히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데 대한 ‘존중’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 본인도 전날 SNS에서 ‘한국 보수의 적장자(嫡長子)’를 자처하면서 “당권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의원의 복당이 오히려 정권교체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반대파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주도했던 당 체질 개선 효과가 홍 의원의 복당으로 희석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야권의 화합을 위해 정당 문을 활짝 여는 것은 장려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홍 의원에게 화합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김종인 키즈’로 불리는 김 비대위원은 “‘적장자’ 운운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재보선을 기점으로 2030에게 겨우 기회를 부여받았다. 구태가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의원 단톡방에서 복당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진 이양수 의원도 통화에서 “홍 의원이 들어오면 중도층의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며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홍 의원의 복당 논의를 계기로 국민의힘 안에서 중진 대 초·재선, 영남 대 비영남의 갈등 구도가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전당대회 준비에 전념하고 홍 의원 복당 문제는 차기 지도부에 맡기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그래서다.

당 핵심 관계자는 “홍 의원이 대구시당에 복당 신청도 하지 않았다”며 “복당 신청을 하고 절차를 거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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