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홈 개막 시리즈 스윕하며 '4연패 후 4연승' 질주
오재일·최재홍 등 부상 선수들 합류하면 라팍서 첫 PS 기대

지난 11일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삼성 경기에서 8회말 삼성 4번 피렐라가 3루 진루 성공하는 모습. 피렐라는 이날 경기 포함,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삼성라이온즈 제공
올해 가을야구를 선언한 삼성라이온즈가 개막 연패를 넘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삼성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의 최대 약점이었던 장타력 부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산 오재일에 이어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피렐라까지 영입하면서 타선의 무게를 높였다.

새로운 무기로 중무장한 삼성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올해는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자신감과 각오를 함께 다졌다.

그러나 이날 기대와는 달리 지난 3일 키움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패한 뒤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지난해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실망감이 고개를 들었다.

큰 기대를 모았던 오재일은 부상으로 빠졌다.

피렐라는 시범경기 동안 타율 0.368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적응이 좀 더 필요해 보였다.

선발 투수들도 4연패 기간 동안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선발이 불안하자 불펜도 흔들렸고 타선마저 따라가지 못해 경기를 쉽게 내줬다.

그런 삼성이 지난 9일 홈 개막시리즈에서 최근 수년간과 다른 포효를 쏟아냈다.

지난 8일 두산과의 시즌 3차전에서 최채흥의 부상으로 깜짝 선발 등판한 신예 이승민의 6이닝 무실점 호투로 6-1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곧바로 삼성은 지난 9일부터 열린 KT와의 개막시리즈 3경기를 모조리 쓸어담았다.

삼성이 개막시리즈에서 스윕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12년만,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옮긴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2차전 승리는 올 시즌 삼성의 포효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줬다.

뷰캐넌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가볍게 1차전을 승리한 삼성은 2차전 선발 라이블리가 1회에만 4점을 헌납하며 무너졌지만 타선의 힘으로 끈질기게 따라붙은 끝에 7-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3차전도 야심차게 영입한 오재일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구자욱과 피렐라가 2경기 연속 홈런을 합작하며, 그동안 덜미를 잡혀왔던 장타력 고민 문제 해소 가능성을 보여줬다.

비록 시즌 초지만 팀 장타율 0.380,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 0.713를 기록, 각각 전체 3위를 달리는 등 타선의 힘이 지난 최근 수년간의 기록과는 다른 모습이다.

여기에 이달 말 오재일까지 가세할 경우 타선의 힘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발진도 라이블리를 제외하고 2번째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셋업맨 최지광과 마무리 오승환으로 대표하는 불펜진도 안정감을 되찾으면서 뒷심부족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최지광이 지난해보다 더욱 위력적인 공을 뿌리기 시작했으며, 유일한 좌완 불펜인 임현준은 비록 1타자였지만 상대 좌타자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우규민과 이승현도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끝판대장 오승환은 예전 같은 파워볼러 모습은 약해졌지만 벌써 3세이브를 따내는 등 팀 승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심창민이 다소 흔들리고 있지만 불펜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선발진도 최채흥이 불펜 피칭을 시작해 복귀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만큼 더욱 안정될 전망이다.

라이블리가 다소 부진한 모습이지만 최채흥이 복귀하면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가을야구를 바라는 삼성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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