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대구고검장.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시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을 수사했던 장영수(54·사법연수원 24기) 대구고검장이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장영수 고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제 때가 되어 검찰을 떠나려 한다’는 글로 사직 인사를 했다. 그는 “검사로서의 세월을 지내면서 검찰의 주된 존재 이유는 진실을 밝혀 세상에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을 단 한 명이라도 줄여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피의자든, 피해자든 어떤 사건으로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수사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켜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것이 검찰의 사명이고 책임이라고 믿어왔다”고 했다. 이어 “이 어렵고도 중요한 사명을 수행해 내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 세력, 처리결과에 따른 유불리에서 벗어나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소신대로 박혀내는 원칙과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에 대해 각자 처한 입장에 따라 매우 다른 가치관과 잣대로 접근하는 경우가 날로 느는 상황에서 법과 원칙만이 검찰이 기댈 유일한 버팀목일 것”이라며 “검찰 개혁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돼 온 지가 수년이지만, 궁극의 목적이자 방법은 검찰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어떤 흔들림도 없이 법과 원칙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장 고검장은 “‘장영수’라는 검사가 검찰에 잠시 다녀가면서 조직에, 우리 검찰 식구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아쉬운 점이 많지만, 검찰을 떠나서라도 이런 바람을 이루도록 노력했다”고 각오를 말했다.

지난해 8월 11일 대구고검장에 보임된 장 고검장은 경북 칠곡군 출신으로 대원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대구지검 김천지청 검사, 법무부 심의관, 법무부 법무과장, 대검 감찰1과장,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광주고검 차장검사, 수원고검 차장검사, 대전지검장, 서울 서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법무부에서 다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에 능통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장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시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을 수사한 바 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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