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산서원 초입에 도착한 재현단 모습.
퇴계(1501~1570) 선생의 마지막 귀향 450년을 기념하는 걷기 재현 행사가 열린다.

걷기 행사는 이달 15일부터 28일까지 경복궁에서 안동 도산서당까지 퇴계 선생의 귀향 날짜와 노정에 맞춰 재현된다.

퇴계의 귀향길 270여㎞를 13박 14일간 매일 평균 20㎞를 걸어간다.

퇴계 선생의 귀향길은 현재 총 5개 광역지자체와 10여 개가 넘는 기초자치단체에 걸쳐있다.

임금께 하직 인사를 드리고 경복궁을 나섰던 452년 전의 퇴계 선생처럼 재현단은 15일 오후 2시 경복궁 사정전 앞에서 출발한다.

출발에 앞서 재현단을 이끄는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의 인사말, 강경환 문화재청 차장과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의 축사에 이어 선생이 작사한 ‘도산십이곡’을 참석자가 함께 노래 부른다.

경복궁 광화문을 나선 재현단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4인이 걸어가되 의미 있도록 작은 행사를 갖기도 한다.

16일 오후 2시에는 그 옛날 퇴계선생이 이틀째 밤을 지냈던 봉은사 내 보우당에서 한국고전번역원 이상하 교수가 ‘퇴계와 불교’, 한국국학진흥원 임노직 박사가 ‘사명대사와 안동선비’에 대해 강의한다. 이 강연은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의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이후 노정에서는 선생이 머물렀거나, 지인들과 시(詩)를 주고받은 곳에서 선생이 주고받은 시를 창수(唱酬)하거나 소규모 즉석 강연회를 가진다.

23일 2시에는 청풍문화재단지 내 한벽루(寒碧樓)에서 선생의 시(詩) 현판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28일 재현단 일행이 안동 도산서원에 도착하면 상덕사에서 선생께 고유한 다음, 도산서당에서 마무리 좌담회를 가지며 폐막에 갈음한다.

재현단과 일반인이 매일 30~50명씩 함께 걸었던 2019년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450주년 재현 행사’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해 하루에 재현단 인원을 4명으로 제한한다.

특히 재작년 행사 때 참여했던 인문학 전공자 13명이 일반인에게 이 길을 권유하고자 퇴계의 귀향길 인문답사기 ‘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를 펴내고 이번에도 재현단으로 참여한다.

각자 집필한 구간을 걸으면서, 그날의 퇴계선생의 자취와 시 등을 설명하고, 답사기에서 중요한 대목을 간추려 낭독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긴다.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19는 극복되지 않았으나, 이 행사의 참 의미와 여망을 반영해 올해는 시의에 맞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은 “이 의미 있는 길이 매년 한 차례 재현 행사에서만 걷기보다는, 누구나 언제든 갈 수 있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며 “교통·통신이 불편한 그 옛날 퇴계선생께서 소중한 사람들과 3000여 통의 편지로 소통한 것처럼, 행사에 관심을 갖는 많은 분과 공유하고자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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