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전국 300개사 대상 조사 결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표. 그래픽=양경석
수출 중소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수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종 업계의 가격 경쟁과 거래처와의 관계 등으로 원가 상승분을 거래가에 반영시키지 못한 탓이다.

1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수출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 영향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수출 기업 가운데 75.6%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영향 없음’(21.7%)이나 ‘긍정적’(2.7%)으로 답한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영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30∼10% 하락’으로 응답한 비율이 37.4%로 가장 높았다. 이어 ‘10% 이하 하락’(30.0%), ‘50∼30% 하락’(21.1%), ‘100∼50% 하락’(6.6%), ‘영업손실 전환’(4.8%) 순으로 조사됐다.

절반에 달하는 수출기업(45.3%)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격 경쟁력 저하’(47.8%)와 ‘거래처와의 관계’(28.7%), ‘장기계약에 따른 단가 변경 어려움’(21.3%) 등이 주된 요인이다.

반면 응답 기업 중 45.7%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일부 반영한다고 답했고, 전액 반영하고 있는 기업 비율은 9.0%에 불과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대응책(복수응답)으로는 ‘납품 가격 조정’(42.3%)이 가장 많았다. ‘원자재 외 원가절감’(28.3%)이나 ‘원자재 선구매 및 확보’(14.7%), ‘원자재 대체’(12.0%), ‘납품 일자 조정’(10.0%), ‘일시적 공장 가동 중단’(5.7%) 등도 대응책으로 제시됐으나 ‘대응방안 없음’(22.0%)이라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도 높았다.

정부의 중점 과제(복수응답)로는 ‘원자재 구매 금융·보증 지원’(36.0%)’을 가장 많이 희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납품단가 협상 지원’(34.3%)과 ‘원자재 가격 및 수급 정보제공’(30.3%), ‘조달청 비축 원자재 할인 방출’(20%), ‘원자재 공동구매 지원’(15.3%) 등이 꼽혔다.

물류비 상승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 비율은 76.3%로 파악됐다. ‘영향 없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2.3%,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물류비 상승이 영업이익률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10∼5% 하락’(24.9%)과 ‘5% 이하 하락’(24.5%)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에 달했다. 이어 ‘20% 이상 하락’(20.1%), ‘15∼10% 하락’(16.2%), ‘20∼15% 하락’(14.4%) 순으로 조사됐다.

물류비 상승에 따른 대응책(복수응답)으로는 ‘대응방안 없음’(58.7%)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 밖에 ‘바이어에 납품기간 조정 요청’(17.7%), ‘물류·운송 수단 대체’(15.3%), ‘수출 물량 축소’(9.0%), ‘현지(근접국가) 공장 설립 추진’(4.0%) 등이 대응방안으로 꼽혔다.

정부 중점 과제(복수응답)로는 ‘수출 물류비 지원’(77.3%)이 우선으로 제시됐다. 이어 ‘선복량·컨테이너 박스 확대’(20.3%)와 ‘물류 관련 전문 컨설팅 제공’(9.0%), ‘물류 관련 대책 실시간 공유 및 홍보’(8.7%), ‘물류 관련 분쟁 지원’(8.0%) 등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최근 글로벌경기가 회복되면서 원자재 수요 증가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기업으로부터 원자재를 구매해 수출 또는 협력 대기업에 중간재를 납품하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 손실과 공장가동을 중단한 중소기업도 있는 만큼,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원자재 구매 금융·보증 등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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