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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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감상> 1960년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떠올랐다. 한쪽 눈에 커다란 최루탄이 박힌 참혹한 몰골이었다. 이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1987년에는 이한열 열사가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다. 이는 6·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념(理念)과 신념(信念) 사이에서 나는 저항하는가, 타협하는가. 무위당 장일순 선생은 말했다. “혁명이란 따뜻하게 보듬어 안는 것이에요. 새로운 삶이란 폭력으로 상대를 없애는 게 아니고 닭이 병아리를 까내듯이 자신의 마음을 다 바쳐 하는 노력 속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요?” 제61주년 4·19 혁명 기념일을 맞아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따뜻한 혁명’을 감히 꿈꿔본다.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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