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작년 피해액 9.1% ↑
50·60대 전체 85.8%로 취약

지난해 보이스 피싱 피해는 줄었지만 가족·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 피싱 피해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금융감독원의 ‘2020년 보이스 피싱 피해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이스 피싱 피해액은 2천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한 반면 가족·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 피싱 피해액은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메신저 피싱 피해가 전체 피해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9%로 전년 대비 10.8%p나 늘어났다.

메신저피싱 피해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43.3%)와 60대(42.5%) 가 전체 85.8%로 메신저 피싱의 주요 타겟이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메신저피싱 피해는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사기범이 자녀를 사칭할 경우 부모의 이성적 판단이 와해되는 취약점을 공략한 것”이라며 “자녀를 사칭해 친구 추가를 유도하고, 악성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요구하는 수법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기범들은 메신저 피싱을 통해 답변이 올 경우 결제나 회원인증을 한다며 피해자의 신분증·계좌번호 및 비밀번호·신용카드번호 등을 요구한 뒤 이를 활용해 피해자 명의로 핸드폰과 비대면 계좌를 개설, 피해자 명의로 은행대출·카드론 및 약관대출 등을 받아 돈을 가로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픈뱅킹 가입 후 피해자의 다른 금융계좌 잔액을 편취하는 등 추가 피해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족이나 지인으로 부터 ‘핸드폰 고장·분실 등으로 연락이 안된다’는 메신저를 받을 경우 즉시 메시지 대화를 중단하고 유선통화 등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를 요구하거나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요구할 경우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가족 간 피싱방지표식을 이용해 보이스 피싱 예방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회사를 사칭한 대출빙자형 사기는 40·50대 남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빙자형 피해금액은 성별로는 남성의 비중이 61.2%로 여성(38.8%)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40·50대 비중이 65%로 가장 높았고, 성별·연령별 모두 감안 시 40·50대 남성이 38.7%로 가장 높았다.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통한 피해금 이체 비중도 증가했다.

피해금 이체 채널별 비중은 모바일·인터넷뱅킹이 75.2%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이어 창구/ATM 13.5%·텔레뱅킹 4.8% 순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통한 이체 비중은 2016년 42.1%에서 2020년 75.2%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금감원은 보이스 피싱 증가 우려가 있거나 신종 수법이 출현할 경우 적시에 소비자경보를 발령해 피해 확산을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보이스 피싱 경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언론·매체 등을 활용해 실제 피해사례와 대처요령 등을 적극 홍보키로 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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