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확장·엇갈림 완화 등 병목현상 해소 근본 대책 빠져
전문가들 "상습 정체·교통 사고율 오히려 올라갈 것" 지적

서대구 TG로 유입되는 차들과 중부내륙지선에서 유입되는 차들이 중앙선과 경부선을 이용하기 위해 몰리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경북일보 DB.
한국도로공사가 상습 교통사고 구간인 서대구TG 주변 교통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금호분기점 램프 확장공사가 반쪽짜리 사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당 공사가 차로 확장이나 엇갈림 완화 대책이 없어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대형사고의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19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금호분기점 램프-H 확장공사가 오는 12월 완공된다.

해당 공사는 금호분기점 인근 차량정체를 해소하고자 2018년 착공했다. 총사업비는 108억 원이다.

도공 관계자는 “부산 방면 램프 도로용량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지·정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 서대구TG 주변 정체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금호분기점 램프-H 확장공사 구간. 붉은색은 대구시가 도공 측에 건의한 추가 확장 구간.
공사에 따르면 금호분기점 V/C(교통량/도로용량)는 0.92다. 추가 램프가 확장되면 V/C는 0.78로 개선된다. 교통서비스 수준도 당초 F에서 D로 개선된다. 통과 교통량도 46% 증가(2561대→3734대)할 것으로 도공은 예상했다.

하지만 공사의 교통개선 사업이 교통사고 예방 등 교통안전 개선에 대한 고려는 빠진 반쪽짜리 사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호분기점의 상습 차량정체 원인인 엇갈림 완화 대책이 고려되지 않아서다.

금호분기점은 북비산로와 신천대로를 통해 서대구TG로 유입되는 차들과 중부내륙지선에서 유입되는 차들이 중앙선과 경부선을 이용하기 위해 한 데 몰리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곳이다.

서대구TG의 7개 차로는 불과 190m 만에 2개 차로로 줄어들고, 중부내륙지선에서 경부선을 이용하려는 차들은 460m의 짧은 거리 안에 우측 차선으로 끼어들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사고 발생도 빈번하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2018∼2019년 서대구 TG 부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36건이다. 이 중 끼어들기로 인한 측면 충돌사고가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서대구 TG 인근 도로 평면도. 한국도로공사 제공.
지난달 22일 서대구TG 앞에서 7중 추돌사고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기도 했다.

이영우 대구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병목구간 차량정체 해결 방안 없이 단순히 램프만 추가 설치된다면, 특정구간 빠른 교통 흐름 발생이 오히려 전체 사고율을 올린다”며 “병목현상을 해결할 방안이 같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추가 확장되는 램프와 서대구TG 사이를 직접 연결하는 460m 길이의 고속도로 확장을 공사에 건의한 상태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대구TG 진출 시 차로 변경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적 불리함은 미개선 상태”라며 “차로 확장이나 엇갈림 완화 대책 등 교통안전 개선대책을 도로공사에 건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도공 관계자는 “대구시가 건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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