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힐링 관광지 '문경'

문경 진남교반
문경지역 곳곳이 언택트 힐링 관광지로 입소문 나면서 봄 나들이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문경새재도립공원에는 올해만 3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았고 단산 숲속캠핑장은 도심에서 벗어나 숲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어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감성 충만 캠핑장소로 손꼽힌다.

최근 운행이 시작된 전동차를 타고 둘레길을 따라가다 보면 숲 속에 온전히 나 홀로 있는듯한 기분이 들며, 힐링이 배가 된다.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여행지, 바로 문경이다.

문경생태미로공원.
△문경새재와 문경생태미로공원.

문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표 유적지인 문경새재. 문경새재의 청정자연이 주는 치유력은 코로나로 인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고 맨발에 닿는 부드러운 흙의 감촉은 편안함을 선물한다.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한양과 영남을 이어주는 영남대로 관문으로 조선시대 남쪽 지방에서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을 가던 선비들은 서울로 가는 세 개의 큰 고개 중 가장 빠르고 넓었던 영남대로 문경새재를 많이 이용했다.
문경 고모산성.
도립공원인 문경새재는 1관문에서 3관문까지 맑고, 시원한 계곡을 따라 완만한 황톳길이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산책을 즐길 수 있으며,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선정될 만큼 옛 정취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힐링로드다.

1관문을 지나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문경새재오픈세트장을 만나게 된다.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유명 사극들이 촬영된 곳으로,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야외 촬영장이다. 오픈세트장을 더욱 재밌게 즐기는 방법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촬영되었던 장소를 찾아가며 관람하면 더욱 의미 있고, 재미있다.

이 문경새재에 새로운 체험과 힐링공간이 문을 열었는데, 3586㎡ 면적에 4개 테마로 구성된 ‘문경생태미로공원’이다.

자생식물원 형태로 유지돼 오던 자연생태공원을 도자기·연인·돌·생태를 주제로 한 4개의 미로공원과 전망대·산책로 등을 추가해 식물테마 미로공원으로 변경·개장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측백나무로 특색 있게 조성한 도자기미로·연인의 미로·생태미로는 측백나무 향의 피톤치드를 맡으면서 어릴 적 추억의 미로 찾기를 할 수 있으며 각 미로마다 설치돼 있는 도자기 및 연인 조형물을 통한 추억의 인생샷도 남길 수 있다. 미로공원을 통과하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호수공원에는 야생화들이 철따라 관광객을 반기고, 모두가 잠든 밤 수달 가족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문경 단산모노레일 전경.
△백두대간 대자연이 함께하는 곳, 문경단산모노레일과 단산숲속캠핑장.

단산 관광모노레일은 문경시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경의 관광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한 사업으로 지난해 운행이 시작돼 문경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단산 정상부까지 가파른 레일을 따라 운행하는 단산모노레일은 해발 260m에서 출발해 860m까지 3.6㎞를 왕복하며, 해발 865m의 정상에 오르면 백두대간의 절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다 보면 단산에 자생하고 있는 금강송과 우리나라 고유의 소나무 숲, 신갈나무 등을 다양하게 볼 수 있고, 문경 산양삼이 식재돼 있어 7월이면 빨간 열매를 볼 수 있다. 특히 단산의 지명유래가 된 박달나무 군락지도 볼 수 있다.

단산에는 모노레일과 더불어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다.
문경 단산숲속캠핑장
산 정상에는 단산 ‘숲속 캠핑장’, ‘숲속 썰매장’, ‘모험시설’, ‘하늘 쉼터’, ‘그네포토존’, ‘초승달포토존’, ‘별별소원길’, ‘전망대’, 등이 조성돼 있으며, 데크길은 유아, 노인, 장애인 등 누구나 편안히 산 정상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지난 3월 23일 재개장한 단산 숲속캠핑장은 일몰뷰와 밤하늘의 별들이 멋진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1296㎡ 부지에 오토캠핑이 가능한 사이트가 16면으로 구성돼 있으며 개수대, 공동화장실, 별빛전망대, 매점, 전기시설을 갖추고 있다.



△단산에서 진남교반으로 이어지는 등산길.

단산모노레일을 타고 상부 승강장에 내려 단산 정상(956m)으로 발걸음을 향하면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데크길이 조성돼 있다. 데크길 덕분에 평상복 차림으로도 천혜의 자연환경이 주는 치유력을 한껏 느끼며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주흘산·봉명산 등을 눈에 담으며 걷다 보면 어느덧 단산 정상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정산을 지나 진남교반으로 발을 내딛다 보면 삼태극전망대가 나온다. 산과 물, 그리고 길이 만들어낸 태극문양을 뜻하는 이 삼태극전망대에서 진남교반을 내려다보면 왜 이곳이 문경 제1경으로 꼽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

전망대에서 조금 내려오면 토끼비리를 마주하게 되는데, 이곳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은 길이지만 자연풍광과 함께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의 발길에 닳아 반들반들해진 옛길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기분은 또 새롭다.

굽이굽이 좁은 길을 걷다 보면 천 년 산성인 고모산성을 마주하게 되고, 산성 위로 오르면 영강이 휘돌아 나가는 진남교반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4월은 분홍빛의 산 벚꽃과 연초록의 어린 잎사귀들이 한 폭의 그림으로 장관을 이룬다.

돌리네습지 전경.
△‘돌리네습지’ 석회암지대의 돌리네에 형성된 국내 유일의 내륙·산지형 습지.

‘돌리네(Doline)’라는 지역명은 석회암지대에 생성된 접시모양의 움푹 파인 땅을 의미하며, 산북면 굴봉산에 위치한 문경 돌리네습지는 석회암 지역이지만 특이하게도 물이 풍부하게 고여 있어 한여름에도 마르지 않아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하며, 국내에선 문경이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습지는 강가, 시냇가 주변이나 해안가에 형성되며, 산 정상 부근에는 빗물이 빨리 빠져나가 습지가 형성되기 어렵다. 하지만 문경 돌리네습지는 석회암이 빗물에 용해되고 남은 점토질과 광물이 계속 쌓여 물이 잘 빠지지 않안 덕분에 웅덩이에 물이 고이면서 습지가 만들어졌다. 특히 벼, 사과, 오미자 등 경작도 가능한 곳이 문경 돌리네습지이다.

돌리네습지에는 습지 생태계, 초원 생태계, 육상 생태계가 공존해 731종에 이르는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수달·담비·삵·구렁이 등 멸종위기야생동물과 꼬리진달래·낙지다리·틀통발 등 희귀식물까지 서식해 혼자 여행도 좋지만 가족 단위 여행에도 추천한다. 습지를 조용히 거닐며 해설사분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덧 돌리네 습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