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일 행정사회부국장
곽성일 행정사회부국장

흐드러지던 봄꽃도 사라졌다. 화사한 봄날, 코로나 상처를 어루만져 주던 봄꽃은 봄비와 함께 떠났다. 비록 뇌리에서 사라졌지만, 그 모습은 가슴속에 남아 있다. 올해는 4·19혁명 61주년 되는 해다. 그날, 젊음은 꽃잎처럼 졌다. 독재에 항거해 거리로 밀물같이 꽃 사태를 이루던 젊음 들은 총구에 꽃처럼 흩날렸다. 대학생과 심지어 고교생까지 민주화 대열에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 요즘은 어리다고 평가받는 그 꽃다운 나이에 그들은 어떻게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었을까. 비록 꽃잎처럼 질지라도 자유 세상에서 숨 쉬고 싶었으리라.

그날 쓰러져간 학생들을 기리는 시와 비문은 절절하다.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爛漫)히 멧등마다/그날 스러져간 젊음 같은 꽃 사태가/맺혔던 한(恨)이 터지듯 여울 여울 붉었네./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연(戀戀)히 꿈도 설워라/물이 드는 이 산하(山河)”(이영도 님의 시 ‘진달래’)

‘해마다 4월이 오면 접동새 울음 속에 그들의 피 묻은 혼의 하소연이 들릴 것이요. 해마다 4월이 오면 봄을 선구하는 진달래처럼 민족의 꽃들은 사람들의 가슴 마다에 되살아 피어나리라’(사월학생혁명기념탑 비문에서)

대한민국은 4·19 혁명 이후 유신 시대와 산업화 근대화를 거쳐 민주화에 이어 정보화 시대까지 숨차게 달려왔다. 우리는 근·현대화의 고도 물질 문명과 민주화라는 정신가치를 실현했다. 그러나 지금은 4·19 혁명 정신이 훼손돼 국가보다는 개인주의로 위험한 질주를 하고 있다.

민주와 정의를 외치며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되려 그 기득권적인 특권을 이용해 자신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려 했던 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해 국민은 절망하고 있다. 환갑이 지난 4·19 정신을 다시 되새겨 볼 때이다.

곽성일 행정사회부국장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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