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총리대행 "국가 핵심기술 해당 여부 심사 중"
국민의힘·구미노조원, 보호 기술범위 대폭 확대 호소

구미 매그나칩 반도체 노조간부들이 8일 삭발식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 대행(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매그나칩의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는지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총리 대행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중국에 매각된 반도체 기업 ‘매그나칩’ 관련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매그나칩 반도체는 현재 구미사업장과 청주, 서울사무소를 두고 있다. 전 직원은 880명으로 구미사업장에 500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도 지난달 31일 매그나칩 반도체의 중국매각을 통한 국가 핵심기술 해외유출을 우려하는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구자근 국회의원(구미갑) 등 국민의힘 산업중기위원회 위원들은 “매그나칩 반도체의 중국매각에 따른 국가 기간산업이자 핵심기술인 반도체 핵심기술의 유출이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가속화되는 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 해외유출과 관련해 보호해야 할 기술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보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구 의원은 “반도체는 국가 기간산업이자 국가 핵심기술로 회사 매각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인가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며 “현재 매각에 대한 정부 승인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이 부분을 승인한다면 OLED 디스플레이 패권은 물론 차량용 반도체의 핵심기술까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미 매그나칩 반도체 노조원들도 지난 8일 회사 정문 앞에서 ‘중국 자본 매각 결사반대’ 집회를 열었다.

임상택 노조 위원장은 “매그나칩 반도체 매각은 제2의 하이디스 사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자본으로의 매각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이디스는 하이닉스반도체 LCD 사업부가 분사한 기업으로 2002년 당시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던 중국 BOE에 매각됐다.

하이디스를 인수한 BOE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하이디스의 기술과 노하우를 빨아들여 이를 발판으로 현재 세계 1위 LCD 업체로 부상했고 빈껍데기 신세가 된 하이디스는 2008년 대만의 한 기업에 팔렸다. 그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임 위원장은 “하이디스 사태 당시 2000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해고됐고 한국과 LCD 기술력이 10년 이상 차이가 나던 중국은 단번에 기술력을 올려 세계 LCD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번 중국계 자본으로의 매각에 대한 승인을 불허해 국내 반도체 기술 유출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그나칩 반도체는 세계 1위의 OLED 디스플레이 구동 칩을 삼성 디스플레이 등 세계 최대의 패널 제조사에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4년 하이닉스가 구조조정으로 비메모리 사업 부분을 분사하며 설립된 회사로 2011년 뉴욕증시에 상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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