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릴레이가 유행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진에 감사를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기점으로 챌린지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SNS 상에는 지방의원이나 자치단체장 등 선출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들은 물론 공직자와 공공기관장, 연예인 등 수 많은 사람들이 올린 ‘릴레이 챌린지’ 참여 인증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자치단체장이나 공공기관장들이 홍보하려는 주제와 관련한 글귀가 적힌 팻말을 들고 SNS 상에 불쑥불쑥 얼굴을 내민다. 이후 챌린지에 참여할 다음 주자 몇 명을 지목하고, 지목된 사람들은 각자 또 다른 주자를 지목하면서 챌린지가 퍼지고 있다.

챌린지 참여자가 급속도로 늘어서 선의의 챌린지라지만 성가시기까지 하다.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지목된 사람들이 난감해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목을 당하고도 응하지 않기가 어려운 데다 다른 사람을 지목하기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챌린지 자체가 민폐가 되고 있는 것이다.

플라스틱 줄이기부터 교통안전 캠페인, 저출생 극복 등 챌린지 주제도 가지가지다. 국내에서 지난 2014년 루게릭 환자를 돕기 위한 릴레이 기부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계기로 챌린지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로 ‘루게릭병’ 환자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기부를 활성화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 한때 SNS를 중심으로 연예인과 사회 각계 유명 인사, 정치인, 시민들까지 아이스버킷 챌린지 돌풍이 불었다. 단순히 챌린지 참여에만 그치지 않고 기부로 이어져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구난방 챌린지가 이어지면서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같은 선한 영향력의 본래 취지와 의미가 퇴색되고 기관·단체장이나 선출직에 나설 인사들의 얼굴 알리기 이벤트로 전락하고 있다.

챌린지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양부모의 아동학대로 사망한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애도하는 마음을 담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당시 한 업체가 SNS를 통해 ‘정인아 미안해’라는 문구가 적힌 휴대폰 케이스·티셔츠·가방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상술에 이용해 논란거리가 됐다. 얼굴 알리기와 상품판매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는 릴레이 챌린지에는 단호하게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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