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연합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자동차세·과태료 체납과 학교폭력 가해 논란에 연신 “부끄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과태료·자동차세 체납과 관련해 ‘준법 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의 질의에 “저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공직 후보자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와 배우자가 각각 3차례와 29차례에 걸쳐 자동차세나 과태료 체납으로 차량이 압류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제가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인 1996년 컴퓨터 납품, 유지, 보수업체를 운영하던 집사람이 자신의 명의로 된 회사 차량을 함께 사용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관리를 못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과거 자신의 저서에 학창 시절 ‘왕따’ 가해자였다고 고백한 사실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참회하는 심정으로 (책에 적힌) 글을 썼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또,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2019년 행안부 장관이던 후보자가 강원 산불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한 지역위원장과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고 지적하자, “사려 깊지 못했다”, “낙담한 주민에게 상처가 됐다는 지적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다만 “저 분(해당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산불) 지원을 나왔지, 다른 뜻으로 나왔나. 기념 촬영은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군 복무자에 대한 혜택 확대를 모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국가를 위해 자기 삶의 일부를 바친 청년들의 노고를 국가가 인정하고, 다양한 형태로 최소한의 혜택을 줘야 한다”며 “예를 들어 호봉 가산은 공공기관과 일부 민간기업이 이미 하고 있는데, 이런 혜택을 확대하는 부분은 계속 모색하겠다”고 했다.

다만 군 가산점제와 관련해선 “1999년 이른바 승진시 채용시 가점 주는 문제는 위헌 판결이 났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날 김 후보자는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성 발언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백신 문제와 관련해 “야당이 유언비어성 문제를 조장하는 것도 있겠죠”라고 하자, 김 후보자는 “야당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일부 극단적 생각을 가진 분의 지나친 과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임대차 3법 등을 기립 표결한다”고 지적하자 “국민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은 숙성해서, 여야가 대화했다면 국민을 납득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김 후보자는 경제계와 정치권 일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주장하는 것과 관련한 질의(김윤덕 민주당 의원)에는 “반도체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 핵심이고,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 내에서 대한민국에서 경쟁력이 있는 삼성에 대한 배려 조치가 있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국회 동의를 받아 취임하면 경제계를 만나, 그분들이 갖고 있는 상황 인식을 잘 정리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문자 폭탄’ 집단 행동에 나서는 것과 관련해선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민주주의적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조국 사태’와 관련해선 “국민들과 젊은 층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부족한 부분이 있거나, 국민의 기대 수준에 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그 수준을 쫓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날 김 후보자는 자신을 향한 여야의 지적에 연신 “부끄럽다”며 몸을 낮춘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앞서 치러진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부적격 3인방’에 대한 야권의 낙마 공세가 심상치 않자, 정면 반박보다는 ‘자성 모드’를 택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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