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에 세제·타올 등 풍성한 선물
조만수씨·영덕섹스폰동호회 공연 동참

영덕군 남정면 원척리 마을청년회가 8일 오후 1시 마을 야외 공터에서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어버이날 효잔치를 열었다. 이덕진 회장(오른쪽)이 어르신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있다. 최길동 기자
영덕군 남정면 원척리 마을청년회가 8일 오후 1시 마을 야외 공터에서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어버이날 효잔치를 열었다. 이덕진 회장(오른쪽)이 어르신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있다. 최길동 기자

“이 자리에 계신 어르신들 모두 저희의 아버님이자 어머님이십니다.”

경북 영덕군 남정면 원척리 마을청년회(회장 이덕진·51)는 8일 오후 1시 마을 야외 공터에서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어버이날 효잔치를 열었다.

마을청년회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탓에 많은 자녀가 고향을 찾지 못해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어버이날을 맞은 어르신들의 자식 역할을 자처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이 마을은 340여 호에 300여 명의 어르신이 살고 있는데 이날 280여 명의 어르신이 참석해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이덕진 회장과 청년회원들은 마을 어르신께 사랑의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큰절을 올렸다.
 

이 마을 출신 조만수씨가 어버이날 효잔치에서 테너 섹스폰 연주를 하고 있다. 최길동 기자
이 마을 출신 조만수씨가 어버이날 효잔치에서 테너 섹스폰 연주를 하고 있다. 최길동 기자

또 마을 출신 조만수(67)씨는 효잔치를 위해 음향기기를 제공했고, 영덕섹스폰동호회 권일광 회장과 회원들은 섹스폰 연주를 협찬했다.

이밖에 포항 향토가수와 각설이 등이 출연해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신청받아 부르며 반주에 맞춰 노래도 하면서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효잔치에 참석한 김모(82) 할아버지는 “노인들만 살고 있는 어촌마을에 젊은 청년들이 이런 자리를 만들어 줘 너무나 기쁘고 고맙다”고 말했다.

이덕진 회장은 “코로나19로 힘들어하시는 어르신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그만 행사로 자리를 마련했다”며 “어르신들이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이러한 행사를 계속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효잔치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마스크와 세제, 타올 등 선물을 제공했다.

최길동 기자
최길동 기자 kdchoi@kyongbuk.com

영덕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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