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왜관초등학교 3학년 육지승 군.

“게임콘솔은 포기했지만,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달걀을 선물할 수 있어 너무 기뻐요.”

자신이 갖고 싶었던 고가의 게임기를 구매하기 위해 3년간 모아오던 저금통을 깨 이웃사랑을 실천한 경북 칠곡의 한 초등학생이 화제다.

미담의 주인공은 왜관초등학교 3학년 육지승 군은 3년 전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게임콘솔을 사기 위해 저금통에 한푼 두푼 현금을 모아왔다.

최근 저금통의 금액을 확인하던 육 군은 목표로 했던 50만 원이 모이자 이번 어린이날에 맞춰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는 생각으로 게임기를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어린이날이 되기 며칠 전 육 군은 왜관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 육정근(44)씨로부터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육지승 군이 3년간 모아온 저금통에서 나온 동전과 지폐들.

어린이날 당일까지 고민을 거듭하던 육 군은 결국 게임콘솔 대신에 평소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달걀을 사서 이웃에게 도움을 주기로 결심하고 아버지에게 50만 원을 전달했다.

육 군이 구입한 달걀은 지난 8일 왜관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최용원·이인욱) 소속 회원들이 준비한 생필품과 함께 복지사각지대 이웃에게 전달됐다.

육지승 군은 “게임콘솔 대신에 계란을 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앞으로 아버지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백선기 칠곡군수는 “선물을 받아야 할 어린이날에 이웃에게 희망을 선물한 육지승 군의 선행을 높게 평가한다”며 “지역사회에 나눔과 봉사 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정 기자
박태정 기자 ahtyn@kyongbuk.com

칠곡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