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지난 4월 보궐선거 이후 ‘청년들의 심판’에 화들짝 놀란 정치권이 이들을 향해 앞다투어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의 고통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이들이 마주하는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나갈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청년들이 가진 시대적, 창의적, 역동적 장점들이 경제현장에 제때 수혈되어야만 우리경제가 동맥경화 없이 선순환하면서 지속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청년 체감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보이면서 이들의 불안감과 무력감도 점점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우리경제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경제·산업동향&이슈 4월호』에 실린 「고용보조지표를 통해 살펴본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고용상황」에 따르면 2019년까지 22%대를 유지하던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이 올 1~2월에는 27.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2015년부터 공식실업률 등의 경제지표 한계를 보완하고, 노동시장에 대한 다각적 이해를 돕기 위해 ‘고용보조지표’를 발표하고 있는데, 고용보조지표3이 체감실업률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청년구직자 대부분이 체감고용률을 40% 미만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구직시장에서 불안·무기력·우울 등의 부정적 감정을 주로 느낀다고 밝혀 취업난이 청년들의 심리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4월 16일부터 30일까지 청년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청년일자리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구직자 10명 중 8명 이상(81.1%)이 현재 체감하는 청년고용률을 40% 미만이라고 응답했으며, 구직시장에서 불안(82.6%), 무기력(65.3%), 우울함(55.3%)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주로 느낀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IT업계에서는 역대 최고의 청년 취업난 속에서도 연초부터 대대적인 청년 개발자 확보 경쟁을 벌였다. 이와 함께 연봉의 대폭적인 인상은 물론 복지제도의 획기적인 강화 등을 통해 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이러한 청년 개발자 품귀현상은 현재진행형이자 미래진행형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IT기업들 또한 국내 업체들과 마찬가지 사정이다. 그래서 이들은 아예 지자체 등과 손잡고 인재확보를 위한 장기적 해결책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안정적 인재 수혈을 위해 대구시와 ‘대구AI(인공지능)스쿨’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최초 사례로 지역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6개월 이상 AI, 데이터 등 미래 기술 교육에 나선다고 한다.

이보다 더 나아간 국내 글로벌 기업도 있다. 세계 최대의 종합 반도체 회사인 인텔은 교육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진로교육 프로그램에 착수했으며, 글로벌 컴퓨터·정보기기 제조업체인 IBM도 고교와 전문대를 연계하는 교육프로그램을 교육부와 함께 운영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시와 MS의 협약은 대구시 측에는 지역의 청년실업 해소와 인재양성, MS 측에는 즉각적인 현장투입 인재확보와 사업영역 확대라는 기대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른 자자체들도 개발자 부족 현상을 겪는 국내 IT업계는 물론 글로벌 기업들과 상생의 길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청년 일자리 부족과 청년 인재 부족을 동시에 해결하는 해법이자 지역경제는 물론 지역대학과 지역교육이 나아가야 할 백년대계의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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