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제1갤러리

박두봉 ‘기억(Memory)’
대구미술협회(회장 이점찬)가 민화분과 박두봉 회원을 초대해 11일부터 30일까지 대구미술협회 제1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작가 박두봉은 동심이 머무르던 옛 동네, 나팔꽃이 아름답게 수놓아있던 앞뜰,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 등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옛 기억의 공간을 민화에 접목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나팔꽃, 별, 목련, 매화, 연꽃 등 같은 소재들은 작가의 기억에 저장돼 있는 모종의 추억들이 상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상념이나 추억들은 서사(narrative)로 명확하게 화면에 노출되지는 않는다.

사랑, 그리움, 설레임, 기대와 같은 감정들은 작품의 배면에 암시적으로 깔려있다. 박두봉의 작품은 내면에 인식되어진 자연에 대한 의식을 본인만의 개성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풍경을 재해석하기까지 작가의 무의식속 세계는 의식과 지각 사이에 방대하게 펼쳐져 있는 스펙트럼과도 같다.
박두봉 ‘기억(Memory)’
과거의 기억과 당시의 감정이 재구성된 풍경 이미지를 ‘내면 풍경’이라고 했다. 이러한 내면풍경 작업은 대부분 과거 어머니와 함께했던 집주변 풍경에서 시작됐으며, 작가의 기억과 감정으로 재구성된 이미지들의 조합으로 이뤄졌다.

박두봉 작가는 특히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어떠한 대상에 주목하게 됐다. 그것들은 무의식속에 잠재되어 있던 기억을 되살리고 현재의 감각에 의해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그 순간의 감정을 작품으로 기록하고자 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풍경과 자연물들은 관찰로부터 시작됐고 무의식 속에 존재하던 감정들과 만나 다시 재구성돼 현재의 자신과 과거, 그리고 내면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한다.

작가 박두봉은 예술 그 자체에 자족적인 표현에만 그치지 않고 소통과 정서의 교류가 이루어지기 위해 하나의 표현성을 지닌 언어로 구체화 한다.

그의 그림은 사물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 주관적, 심리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함으로써 그 외관의 세계 자체 속에 내재해 있는 것과 본인의 내면의 심상을 함께 담아내려 하고 있다.
박두봉 ‘기억(Memory)’
그는 환영적 공간을 창출하려는 의도를 최소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들에서 재현되는 이미지들은 그 공간의 평면적 깊이를 절제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화된 형과 선, 원색적인 색채, 배경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의도한 느낌을 자유롭게 표출시킬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작가 박두봉이 즐겨 사용하는 “Blue”의 이미지는 하늘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날 수 없는 인간에게 하늘은 언제나 경이로운 대상이었다. 하늘이 갖고 있는 푸른색은 나아가 의식과 무의식, 피안가 차안, 물질과 비물질, 그리고 일상과 몽상, 현존과 부재의 경계를 암시한다.

색채는 빛의 작용으로 인해 우리에게 여러 가지 감각으로 지각되면서 심리적 변화와 감성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작가는 밝고 화려한 색채를 통해서 개성의 가장 내면적인 뉘앙스를 표현한다. 그녀의 작품에서 표현의 원천으로 그 역할을 하는 색은 우리에게 균형 및 안정감을 때로는 강한 생동감 있는 생명력을 보여준다.

결국 박두봉의 작품에서 감성적으로 지각된 자연은 자연에 있어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회귀’의 자연이 아닌, ‘회복’의 자연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번 전시에는 총 20여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며, 작가 박두봉은 현재 한국미술협회, 계명한국화회, 현대한국화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며 갤러리 공감 대표이자 공감민화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대구미술협회 제1갤러리는 호텔수성 신관 11츨 VIP라운지에 마련된 공간이다. (대구시 수성구 용학로 106-7 호텔수성 신관 11층)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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