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주요 철강사와 간담회…동향 파악·수급안정 대책 논의

포항철강공단 전경
지난해 연말 이후 철강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데다 일부 철강제품의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한국철강협회·포스코·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 관계자들과 지난 연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철강가격 급등 및 철강재 수급불안정 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산업부는 철강협회 및 업계로부터 철강산업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가격급등으로 인한 후방산업의 문제 해결방안과 수급불안정 문제 해소를 위한 생산량 확대 방안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 상황을 쉽게 해결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가격 급등 원인이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해 불가피한 데다 철강수급 역시 세계 철강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철강수출을 제한하면서 절대적인 물량부족 현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최근 철강업계에 대해 오는 6월부터 대기오염물질 감축 및 철광석 가격 급등에 대처하기 위해 대기오염이 심각한 지역은 기존 생산량의 3분의 2로, 대기오염이 낮은 지역은 20%감산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일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t당 201.88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t당 200달러선을 넘어섰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철강재 가격도 지난해 12월 4일 기준 t당 71만원 수준이던 열연가격이 지난 3월 5일 기준 89만원, 후판은 68만원에서 84만원, 냉연은 73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랐다.

특히 본격적인 철강 수요가 증가하는 4월부터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열연과 후판이 110만원 대, 냉연이 108만원 대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철강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요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포항철강공단내 A업체의 경우 올 들어 수주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올들어서만 40%가량 급등하고 있는 철강 가격으로 인해 매번 계약 때마다 철강가격때문에 조마조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 철강 가격이 인상되고 있는 데다 지난 4월부터는 거의 매주별로 가격이 오를 만큼 천정부지로 오르다 보니 계약 당시 가격과 실제 조업 과정에서의 가격 차로 인해 적자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사정은 포항뿐만 아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철강가격 폭등으로 인해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내용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중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에 철자재 가격이 70%나 올라 이대로 가다가는 희망이 사라질 지경”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철강가격 인상은 곧바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만 납품계약 단가보다 폭등할 경우 그 부담을 고스란히 끌어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업계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수주가 잇따르고 있지만 배 가격 마진이 1% 전후 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처럼 철강재 가격 급등은 곧바로 적자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그나마 조선업계의 경우 철강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인상 폭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중소철강업체의 경우 이 같은 혜택마저 없이 적자를 감내해야 하는 형편이다.

철강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철강가격이 급등하자 자동차·가전 등 철강수요업계도 가격 인상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본격적인 건설시즌을 맞은 건설업계의 고충도 만만찮다.

철스크랩 가격이 급등하면서 철근가격도 올랐지만 중국의 철강 감산 및 수출제한 조치로 인해 물량 자체를 확보하기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철근가격이 t당 93만원까지 오르면서 또다시 t당 100만원대를 넘어서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철근공급이 줄어들면서 조달청마저도 물량확보를 하지 못하는 등 수급불안정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철강업계와의 간담회에 이어 13일 철강수요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고충을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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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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