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웅기자

경주시 강동면 인동리에 위치한 안강 배수문 공사가 원도급사와 하도급사간의 갈등으로 장기간 중단돼 있다.

문제의 배수문은 태풍때 홍수가 나면서 두차례나 터져 안강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든 공포의 존재다.

다행히 국토해양부 부산국토관리청이 지난해 8월 형산강 경주지구 하천 개수공사의 일환으로 배수문 공사를 발주했다.

그러나 순탄하게 진행되는가 싶던 이 공사가 사업주체인 원청사와 하청사간의 갈등으로 지난달 말부터 공사가 전면 중단돼 있다.

장마철을 목전에 둔 4만여 안강 주민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지만 부산국토관리청은 원도급사와 하도급사간의 갈등으로 불거진 하찮은 일로 여기고 "중재하겠다"는 말만 앵무새 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본보(6월5일자)에 보도되자 경주시는 현장을 답사하고 부산국토관리청에 건의서를 발송했다.

경주시 건설과 정두언 과장은"부산국토관리청에서 발주한 공사지만 경주시도 시민들을 위해서라면 감독할 책무가 있다"며 "건의서가 관철되지 않으면 경주시 차원에서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안강지역 자생단체인 형산강유역 수해대책위원회도 건의서를 지난달 말 께 부산국토관리청에 전달하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앞서 민원의 현장을 발로 뛰며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야 하는 경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아직 배수문 공사 현장의 소재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산업건설위원장은 안강, 강동이 지역구다. 일각에서는 "현재 산업건설위원장이 후반기 의장단 부의장으로 출마하기 위해 바쁠 것"이라고 비아냥거린다.

4만여 안강주민들의 근심이 먼저일까, 개인의 영달이 먼저일까.

시의원에게 표를 던진 주민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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