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림 에스포항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진료과장
최영림 에스포항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진료과장

허리나 엉덩이 통증은 척추디스크·신경·관절·근육·인대·점액낭 등 우리 몸의 다양한 구조물들과 연관돼 있다.

그중 통증이 빈번하게 생기는 근육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허리 통증에 관련된 주된 근육으로는 대요근과 요방형근이 있다. 대요근은 척추 양쪽에 붙어 있는 큰 기둥과 같은 근육으로 12번째 흉추와 5개의 요추 옆 부분에서 시작해 허벅지(대퇴골)에 붙어있다.

주로 허벅지를 굽히는 역할을 하고 앉거나 서거나 자세를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외상·갑작스러운 허리의 움직임·허벅지(고관절)를 굽힌 채로 장시간 오래 앉아 있는 경우를 비롯해 허벅지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해서 무리하게 한 경우, 웅크리고 새우잠을 자는 습관이 있는 경우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 다리를 뻗고 똑바로 누워 있을 때나 일어설 때 요추 옆을 따라 허리 세로 방향으로 통증이 와서 허리를 바로 펴기 힘든 경우가 있으며 통증이 엉치 엉덩이까지 확장돼 사타구니 허벅지 앞이 아플 수도 있다.

요방형근은 네모모양의 큰 허리 근육으로, 대요근보다 약간 바깥쪽 뒤쪽에 위치해 촉지가 쉽다.

허리를 옆쪽으로 굽히는 역할을 하고, 대요근과 마찬가지로 허리를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한쪽 측면으로 물건을 들거나 당기는 동작에서 통증이 유발되는데, 증상이 생기면 누운 자세에서 돌아눕거나 몸통을 돌릴 때 옆으로 허리를 굽힐 때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허리의 약간 바깥쪽에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고 세로로 아픈 경우가 많지만, 사선이나 가로 방향으로 통증이 오는 경우도 있다.

엉덩이 통증에 관련된 근육으로 중둔근과 이상근이 있다.

먼저 중둔근은 허벅지를 벌리거나 회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특히 걸을 때 디딤발 쪽 골반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통증은 무리해서 오래 걷거나 한쪽 다리로 오래 서 있는 경우 잘 유발된다.

증상이 생기면 걸을 때 엉덩이 바깥쪽이 아프고 아픈 쪽으로 눕기 힘들다. 또 신경 분포상 디스크 질환 시에도 통증이 같이 오고 강직이 생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상근은 대둔근보다 깊은 곳에 있는데 요추와 연결된 천추 앞쪽에서 시작해서 허벅지(대퇴골)에 붙어 있다.

이상근의 통증은 엉덩이의 외상·근육이 과사용이 주된 원인이나,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엉덩이에 두꺼운 지갑 같은 것을 깔고 앉는 습관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이 생기면 앉아 있을 때 (특히 변기처럼 좁은 부위에 압박이 가해질 때)나 허벅지를 바깥으로 돌릴 때 엉덩이 깊은 곳에 통증을 느낀다.

특히 이 근육 속이나 주변으로 요천추부 척추신경이 합쳐진 좌골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긴장되면 다리 뒤쪽이나 가 쪽으로 디스크 질환이 신경 자극 증상처럼 방사통이 잘 생기는데, 이를 이상근 증후군이라 한다.

근육과 관련된 급성 통증 시에는 충격이나 과사용으로 인한 근육의 미세한 손상이 염증을 발생시키고 그것이 통증과 함께 근육 내 신경을 자극하여 강직을 일으켜 악순환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경우에는 휴식을 취해 손상된 근육이 회복될 시간을 주고 이완이나 스트레칭을 가볍게 해주면 좋다.

수일 정도의 휴식에도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로 복기하기 힘들 시에는 소염제나 근육 이완제 등의 약물요법, 물리치료,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신경·근육 주사 치료가 도움된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자세나 습관에 대한 교정도 필수다.

통증이 심할 때 억지로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은 추천되지 않으며, 회복되고 나서 천천히 단계를 밟아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척추 신경 질환(대표적으로 디스크 파열이나 협착증) 시에도 이환된 신경의 지속적인 자극으로 인해 근육 강직이 생기고 이차적인 근육 통증이 올 수 있으니, 진단된 척추 질환을 겪고 계신 분들도 근육 치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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