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영 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 학장
천세영 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 학장

7월 정부는 이차전지를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내놓았다.

이차전지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글로벌 이차전지 R&D 허브와 선도 제조기지·핵심 소부장 공급기지로 발전하는 게 목표다.

2030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하고, 법·제도·금융 지원도 아끼지 않기로 했다.

배터리는 곧 에너지다.

최근 문 대통령은 ‘반도체가 두뇌라면 배터리는 심장’이라며, 이차전지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과 탄소 중립 시대를 맞아 지속 가능한 성장 수단인 이차전지산업에 주목할 때다.

이차전지는 모바일 기기부터 지능형 로봇에 이르기까지 적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뜨거운 산업으로 부상했다.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규모는 향후 10년간 8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이차전지 강국으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과 전략 물자를 무기화하고 자국 산업을 육성해 패권을 차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탄소 중립 과제도 경제 전쟁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산업과 국가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K-배터리 발전 전략’은 더욱 반갑다.

한편 48년 전 영일만 모래사장 위 103만t용광로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거듭난 포항이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산업 지형을 바꿔가고 있다.

철강경기의 호황과 침체에 따라 경제가 좌우되자 시는 산업구조 다각화를 과제로 삼고 이차전지 산업 육성에 나섰다.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계기로 에코프로·포스코케미칼·GS건설 등으로부터 2조745억원 가량 투자를 유치하고, 이차전지 종합관리 센터를 구축하는 등 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 확대 속에 인력부족 현상이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구·설계인력은 1천13명, 공정인력은 1810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장 동력 확보와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은 결국 인재에 달렸다.

이에 폴리텍 포항캠퍼스는 내년부터 이차전지융합과를 신설해 2년제 대학 졸업(예정) 이상 학력 보유자를 대상으로 배터리 제조 및 리사이클링 공정운영, 품질관리 현장 인력을 양성한다.

현재 교과과정을 설계하고, 장비 도입과 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제2의 영일만 기적’을 볼 때다.

‘2030년 배터리 1등 국가’라는 목표 아래 세부 방안을 촘촘히 설계해 실행해야 한다.

시는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 해법으로 이차전지 카드를 뽑아들었고, 기업도 몰려오면서 대학은 교육 체계 개편을 통해 산업 변화에 맞춰 인력 공급에 나섰다.

산·학·관 움직임이 톱니바퀴처럼 적확하게 맞아 돌아가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포항은 이차전지 선도도시로서 ‘완충’을 위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폴리텍 포항캠퍼스도 우수한 일자리 창출 성공 모델을 만들어가기 위해 ‘충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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