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의 바깥에 서 있는 걸까
박은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나는 누구의 바깥에 서 있는 걸까’가 ‘푸른사상 시선 148’으로 출간됐다.

삶의 깊은 못물에서 길어낸 시인의 진솔하고도 투명한 언어는 참으로 따뜻하고도 절절하다. 시인으로서 잘 쓸 수 있는 시들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 시집은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박은주 시인
박은주 시인은 대구에서 봄의 아이로 태어났다. 2007년 시로 문단에 나왔으나 소설에 빠져 방황하다가 2012년 ‘사람의 문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작을 위해 경북 봉화 해저리에 나그네로 들어 두 해를 살며 시집 ‘귀하고 아득하고 깊은’을 펴냈다.

이하석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삶의 깊은 못물 속에서 그 수면으로 떠올리는 오묘하게 어룽진 물무늬가 박은주의 시다. 사람과 사람 간을 절절하게 잇고 맺고 푸는 마음의 말들. 긍정으로 열린 연민의 세계로 통하는 말들. 그녀의 생은 어머니 없는 빈집같이 허전하지만, 그래도 살다가 헐어진 사람의 속을 헤며 같이 가자고, 같이 가자고 길을 내민다. 그 삶은 눈물의 올로 짠 거미줄 같은 걸까? 그래, 그녀에겐 ‘눈’이 중요하다. 시인은 세상을 보고 세상을 말하는 눈이라고 여긴다. 그리하여 산다는 것은 우는 일이고 운다는 것은 살아 있는 힘이라며, 눈물이 아니면 무엇으로 삶을 씻겠느냐고 되묻는다. 그래 그래, 진주가 어디 원래부터 진주였던가,원래는 아득한 눈물 한 방울이었던 것을. 낮고 어둡고 깊어져서 사람 그 쓸쓸한 이름을 호명하는 동정(同情)과 연민의 시각이며, 자비로 붙드는 손길의 시학이라 할 만하다”고 평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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