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감소" vs "예정된 숨고르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의 참가자 수가 지난 10일을 정점으로 뚝 떨어지면서 `순수한 시민들의 자발적 열기가 사그라진 것'이라는 관측과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일 뿐'이라는 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16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제40차 촛불집회에는 경찰 추산 800여명, 주최측 추산 4천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여의도 KBS 사옥 앞과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개최한 '공영방송 수호' 촛불시위의 참가자 700여명(경찰 추산. 주최측 추산 2천여명)을 합쳐도 이날 촛불집회 참가자 수는 경찰 추산 1천500여명에 불과했다.

서울광장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숫자가 경찰 추산으로 1천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3번째다.

도심 촛불집회의 참가자 수는 11일 700여명(주최측 추산 1천500여명), 12일 500여명(주최측 추산 1천여명)이었으며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 참가자들이 가세한 15일에도 2천800여명(주최측 추산 1만2천명)에 그쳤다.

6.10항쟁 21주년인 지난 10일 수십만명(경찰 추산 8만여명. 주최측 추산 70만여명)의 시민이 모였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느낌마저 줄 정도로 소규모다.

다만 주최측이 `집중집회'로 정했던 13, 14일 집회에는 경찰 추산 기준 1만2천∼1만5천명이 모여 예상보다 참가자가 많은 편이었다.

특히 참가자 감소 경향은 국민대책회의가 10일 "전면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권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한 이후에 뚜렷해진 현상이어서 일반 시민들이 본격적인 정치 투쟁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화물연대와 건설기계노조의 파업이 잇따르면서 국가경제 위기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확산되면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그러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에 대해 `촛불 정국'의 장기화에 따른 일시적인 피로 현상에 따른 것이며 본격 투쟁을 앞둔 `숨고르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원래 월요일에는 참가자 수가 적다. 시민운동도 오래 하면 지치기 마련이며 오늘보다 훨씬 적은 수가 온 적도 있다"라며 "당장 하루하루 집회의 숫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에 연연해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정권퇴진 운동에 일반 시민들이 부담감을 느끼고 있고 총파업이 촛불집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을 일축하면서 "(집중행동의 날로 지정된) 21일에는 훨씬 많은 시민들이 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오는 19일 온ㆍ오프라인을 망라한 대토론회를 열어 쇠고기 문제 등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에 다시 불을 지피고 주말부터 본격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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