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1호 지리산쉬리·왕종개 등 1급수 고유종 증가천왕봉·반야봉·노고단 봉우리 서로 '절경' 뽐내대원사·중산리 계곡 보고있자니 마음까지 시원뱀사골 1박2일 코스… 아름다운 '만야낙조'까지

지리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등반하는 모습.

최소한 2박3일이 소요되는 종주코스는 너른 지리산의 넉넉한 품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최근 10년 만에 공개된 칠선계곡을 비롯해 대원사계곡, 중산리계곡, 법천계곡, 거림계곡, 선유동계곡, 화엄사계곡, 뱀사골계곡 등 크고 작은 계곡이 골마다 비경을 자랑한다.

지리산의 등산로는 이름난 능선과 계곡의 굵직한 코스만 해도 수십 개나 된다. 노고단과 천왕봉을 동서로 연결하는 주능선 양편으로 남북에서 주능선에 올라 반대 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만 잡아도 다양하고 많은 산행코스가 있다. 일반 등산객들은 오를 때 능선으로 올라 하산할 때는 계곡으로 접어드는 산행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10년 만에 공개된 칠선계곡의 삼층폭포.

수많은 등산로 중 대표적인 코스는 노고단~천왕봉, 화엄사~노고단, 반선~뱀사골~뱀사골산장 등을 들 수 있다.

노고단~천왕봉 코스는 지리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등산길이다. 구례에서 성삼재를 지나 달궁, 산내면까지 도로가 포장돼 있어서 차로 성삼재까지 가서 종주를 하는 것이 좋다.

화엄사에서 종주를 시작하면 코재라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화엄사에서 시작하는 종주는 코재까지만 오르면 종주의 반은 마친 셈이다. 그만큼 경사도가 가파르고 계단도 많아 산행에 피로를 많이 느끼는 코스다.

그에 비해 차로 성삼재까지 이동하면 노고단 고개에 금방 오르는 편한 등산을 즐길 수 있다. 등산을 편하게 하면 그 진정한 맛을 느끼지 못할 것이지만 그래도 노고단에서 반야봉이나 천왕봉을 바라보면 가슴이 확 트인다.

돼지령, 임걸령, 노루목을 지나 반야봉에 올라 지리산 10경중의 하나인 만야낙조를 보고 반야봉 아래 뱀사골에서 1박을 하는 것을 권할 만하다. 반야봉에서 뱀사골 산장으로 가는 길에 일명 날라리봉이라 불리는 삼도봉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은 경상남도와 전라남북도를 한 번에 밟을 수 있는 곳이다.

화개재에서 내리막릴를 따라가면 뱀사골 산장이 있다. 화개재에서 명선봉 북쪽 연하천 산장 사이 능선길은 비교적 편한길이다. 벽소령을 지나 세석잔장에서는 덕평봉, 칠선봉, 영신봉 세 봉우리가 그림 같다.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고 이름 붙여진 세석평전에 도착하면 장터목까지는 지척이다.

장터목에서 2박을 하고 다음날 새벽에 천왕봉에 올라 일망무제 일출을 기대하면 된다. 천왕봉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장엄하고 아름답다.

또 다른 코스는 화엄사~노고단이다.

종주코스의 산행 기점이기도 한 화엄사 코스는 천년고찰 화엄사를 둘러보는 것은 덤이다. 화엄사까지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지만 집단 시설지구를 벗어나 산행에 오르면 비교적 등산객이 적은 편이다. 화엄사에서 노고단 산장까지 줄잡아 4시간 이상 산행을 해야 한다.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코스는 경사나 굴곡이 그다지 심하지 않은 거의 직선에 가까운 등산로로 주릉인 코재까지 올라야 한다. 코재에서 20분쯤 오르면 노고단정상에 닫는다. 노고단 정상에서 노고단산장까지는 15분이면 내려갈 수 있다.

또 다른 등산코스인 반선~뱀사골~뱀사골산장 코스는 여름철에 꼭 한 번 권할 만한 코스다. 지리산 계곡 중 가장 인기 있는 계곡을 꼽으라면 뱀사골, 피아골, 백무동계곡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뱀사골은 요룡소, 탁룡소, 병소, 병풍소, 간장소 등 맑은 물을 담고 있는 소가 많은 계곡이다. 뱀사골코스는 완만한 계곡을 따라 계곡 곳곳에 설치된 철다리를 건너며 뱀사골산장까지 산행길이 이어진다.

지리산 산행코스는 여러 길이 있어 미리 지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문의해서 1박 코스나, 2박, 3박 코스 등은 물론 가족 등반이나 동호인 등반 등 등반성격에 따라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칠선계곡 10년만에 개방

10년간 자연휴식년제가 실시된 지리산 칠선계곡이 최근 공개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999년부터 자연휴식년제 실시로 출입이 통제됐던 칠선계곡의 생태조사 결과, 식물 68종, 조류 7종, 파충류 4종, 양서류 1종, 고등균류 13종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15일 밝혔다. 한반도 고유종으로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왕종개, 쉬리, 꺽지, 울룩새코미꾸리가 꾸준히 관찰됐다.

식물은 자연휴식년제 이전까지 계속 감소했던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인 자주솜대, 땃두릅, 만병초, 산겨릅나무, 백작약 등 보호대상의 개체 수가 늘어났고 구상나무, 주목, 좀쪽동백나무 묘목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목의 경우 흉고둘레(가슴높이둘레)가 1∼3m 이상인 노거수(老巨樹·수령이 많고 큰 나무)로 자생하고 있어 생태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공단은 설명했다.

추성∼천왕봉까지 9.7㎞ 구간에 걸친 칠선계곡은 설악산 천불동 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국내 3대 계곡으로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갖고 있으며 산세가 험해 '죽음의 계곡'으로도 불린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해부터 매년 5∼6월, 9∼10월에 한해 일주일에 4차례 탐방예약 가이드제를 통해 칠선계곡을 제한적으로 개방키로 했다.

칠선계곡 탐방을 위해서는 미리 지리산국립공원관리사모소 인터넷 홈페이지에 탐방 예약신청을 해야한다.

산은 정화의 장소다.

각박한 일상을 벗어나 몸과 마음을 씻을 수 있는 곳이다. 가까운 주변의 산을 오르는 것도 좋지만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마음먹고 깊은 산에 파묻혀 보는 것도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삶의 지혜와 힘을 얻기에 좋은 산이 지리산이다. 지리산은 경상남도 함양 산청 하동군,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시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 산이다. 민족의 영산으로 우리나라 산악을 대표하는 성지다.

지리산은 최고봉인 천왕봉(1,951m)을 비롯, 전북지역의 반야봉(1,751m), 전남지역의 노고단(1,507m) 등의 봉우리들이 동서로 이어져 그 길이가 무려 25.5㎞에 이른다.

소가 누워 있는 듯한 지리산의 능선을 밟아보기 위해 휴가철이면 수많은 등산객을 이 찾는다.

미리 계획을 잡아 올여름 지리산 등산을 한 번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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