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양봉 최적지' 울진·영덕지역, 아카시아 등 밀원식물 다량 소실

양봉농가 자료자신.경북일보DB
속보 = 울진 대형산불은 자연산 송이버섯 농가뿐만 아니라 양봉업자들의 생계 터전도 앗아갔다.

산불로 인해 아카시아 등 벌들이 꿀을 채취할 수 있는 나무들이 불에 타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꿀벌 집단실종으로 경북도에 등록된 양봉농가 중 13%가 피해(경북일보 3월 8일 자 6면 보도)를 받은 가운데 산불로 인한 밀원 감소는 설상가상으로 타격을 주고 있다.

경북 양봉농가의 피해는 꿀벌 집단실종이 끝이 아니었다.

따라서 벌꿀 전국 최대 생산지인 경북 양봉업계는 꿀벌 집단실종 피해뿐 아니라 예년보다 산불 발생 건수 증가와 피해 면적도 커 이로 인해 밀원 수가 감소하는 등 이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양봉업 특성상 밀원식물이 많이 분포된 산림 인근 지역에서 주로 양봉하는데 올해 경북에는 예년 대비 산불 발생 건수가 증가했다. 또. 최근 울진에서 대형산불도 발생해 소실된 산림 피해 면적도 커 이곳에서 양봉업을 하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사라져버렸다.

남부지방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올해 경북 도내 산불 발생 건수는 58건이고 피해 면적은 468.81ha, 울진산불 피해 추정면적은 1만8463ha다. 피해 면적과 피해 추정면적을 합하면 총 1만8931.81ha다.

지난해 3월 18일까지 경북 산불 피해 면적은 439.18ha, 예년(2012년~2021년) 피해 면적은 64.48ha다. 올해 산불 발생 피해 면적은 지난해 대비 약 43배, 예년 대비 약 293배로 급증했다.

올해 발생한 산불로 인해 아카시아, 헛깨나무 등 주된 밀원식물이 다량 소실됐다.

특히, 영덕과 울진은 아카시아 나무가 많이 분포돼 있어 이동 양봉에 최적지로 알려졌는데 최근 울진산불과 지난 2월 영덕산불(피해 면적 405.69ha)로 이 곳에서 이동 양봉하는 양봉업자들의 피해는 ‘엎친 데 엎친 격’이다.

오는 4월부터 밀원식물 개화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이로 인해 양봉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포항 죽장면에서 양봉업을 하는 임모 씨는 “울진산불 피해 지역인 북면 고목리에서 매년 이동 양봉을 하는데 이번 산불로 양봉을 할 수 없게 됐다. 다른 곳을 물색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면서 “이번 꿀벌실종 사건으로 벌통 350군 중 175군가량 피해를 입었고 최근 내린 눈으로 꿀벌들이 낙봉하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울진으로 이동 양봉을 다니는 박모 씨는 “해마다 이동 양봉을 하는 곳에는 산불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울진과 영덕에 아카시아 나무가 많이 분포돼 있어 양봉업자들은 이 지역에서 이동 양봉을 많이 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영덕과 울진에서 산불이 발생해 밀원식물이 많이 소실됐다. 이로 인해 밀원 수는 한정적인데 산불 피해 지역에서 이동 양봉업을 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장소를 찾아다니게 되면 양봉 지역이 겹쳐 꿀 수확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꿀벌 집단실종 피해 농가에 꿀벌 먹이인 화분 및 벌통, 저온저장고, 채밀기, 해충 약품 등을 지원할 계획이며 예산 관련 담당부서에 요청 중이다”면서 “산불로 인해 밀원 수 감소와 관련해서는 산림부서 등과 협의해 대책 마련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유병탁 기자
유병탁 yu1697@kyongbuk.com

포항 남구지역, 교육, 교통, 군부대,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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