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훈풍 힘입은 국민의힘, 31개 기초단체장 전체 경선 기염
민주당은 후보 못내는 곳 수두룩…지난 7회 선거와 극과 극 분위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경북·대구지역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이 지난 7회 선거 때와는 완전히 다른 극과 극의 상황에 직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하면서 보수의 심장인 경북 도내 23개 시·군 전체가 공천경쟁과 후폭풍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5일 현재 5개 시·군 6명의 후보만 등록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역시 8개 구·군 중 국민의힘은 8개 구·군 전체에 22명이, 민주당은 4개 구·군 5명의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만 등록한 상태다.

중앙선관위 예비후보 등록 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국민의힘은 23개 시·군에서 94명이 등록해 당내 공천경쟁률만 4.08대 1, 대구는 8개 구·군에서 22명이 등록해 당내 공천경쟁률이 2.75대 1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경북도당과 대구시당이 지난달 말 본격적인 기초단체장 단수추천후보 또는 경선후보를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반기를 드는 등 후폭풍도 만만찮다.

특히 경북의 경우 23개 시·군에서 최소 2명~최대 14명까지 공천신청이 이뤄지면서 전 지역에서 경선에 들어가 5일 현재 경주(주낙영)·영천(박영환)·안동(권기창)·김천(김충섭)·구미(김장호)·상주(강영석)·문경(신현국)·영양(오도창)·울릉(정성환)·예천(김학동)·고령(이남철)·봉화(박현국)·울진(손병복) 등 14명을 확정지었다.

이들 외 6개 지역도 현재 경선 중이거나 6, 7일 이틀간 경선예정에 있으며, 치열한 격전을 치른 칠곡군의 경우 1차 경선여론 조사 오류로 인해 7, 8일 이틀간 재경선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경선후보에서 컷오프된 예비후보들 중 이양호 구미시장 예비후보를 비롯해 도내 곳곳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김영만 현 군위군수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대구지역 역시 8개 구·군 전체가 경선을 통해 중구(류규하)·동구(윤석준)·서구(류한국)·남구(조재구)·북구(배광식)·달서구(이태훈)·수성구(김대권)·달성군(최재훈) 공천자를 확정지었다.

국민의힘 경북·대구지역 기초단체장 후보경선이 이처럼 격렬해진 것은 지난 3월 정권교체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당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그만큼 당선확률이 높아진 덕분으로 분석된다.

지역 정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당 지지율이 50%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번 20대 대선 이후 당지지률이 경북의 80%, 대구는 70%대로 치솟았다”며 “이로 인해 이번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후보가 크게 몰리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난 7회 선거에서 폭풍을 일으켰던 더불어민주당 사정은 제 6회 지방선거 시절로 회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북지역의 경우 지난 제7회 선거 당시 도내 오중기 도지사 후보를 비롯 23개 시·군 중 16개 시·군 단체장 등 모두 102명의 후보자가 출전해 장세용 구미시장이 당선됐으며,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가 34.32%·허대만 포항시장 후보가 42.51%의 득표율을 올리는 등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제8회 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둔 5일 현재 경북도당의 현실은 참담하다.

경북도당에 따르면 이날 임미애 도지사 후보를 비롯 포항(유성찬)·상주(조원희)·봉화(김남수)·영양(김상선) 등 4개 기초단체장만 단수추천됐으며, 현역 시장이 있는 구미시만 도내 유일한 기초단체장 경선지역으로 선정됐다.

이는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상황도 마찬가지여서 경북도당은 지난 2일 자로 제5차 공직선거후보자(지역구) 공모 공고를 냈지만 마땅한 후보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당규 상 2021년 8월 31일 이전 입당자에 대해 주어지던 피선거권 규정 중 예외 적용(공직 임용으로 탈당한 자동 복당 대상자·당의 요구로 입당 또는 복당한 사람)까지 내세운 상태다.

여기에 민주당이 일부 기초 및 광역의원 후보 공천을 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사태가 빚어지는 상황으로 치닫자 가뜩이나 부족한 인재풀에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대구 지역 역시 8개 구·군 중 남구·수성구·달성군에서 3곳에서 각 1명씩 예비후보등록을 했으며, 동구만 유일하게 2명이 신청한 상태 일뿐 북구·서구·달서거는 아직 예비후보 등록자가 없는 상황이다.

경북지역 민주당의 한 인사는 “지난 총선 이후 지역 정서가 변하기 시작한 데다 20대 대선에서 정권교체까지 당하면서 당 지지율마저 떨어지는 상황이라 인재 확보도 어렵지만 본선에서도 지난 7회 선거와 같은 분위기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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