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2ㆍ텍사스 레인저스)가 24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눈부신 피칭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그러나 늘 문제였던 볼넷이 5개라는 점은 옥에 티. 하지만 박찬호는 고비마다 가치있는 삼진 6개를 잡아내며 그 '티'를 만회했다.

우선 첫 번째 삼진은 1회 선두타자 데릭 지터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후 나왔다.

박찬호는 볼넷과 번트로 이뤄진 1사 2루에서 개리 세필드를 3루 땅볼로 처리한 뒤 일본인 강타자 마쓰이 히데키를 볼카운트 2-1에서 꼼짝도 못하게 만드는 몸쪽 투심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냈다.

점수를 주지 않은 것도 통쾌했지만 이날 양키스타디움에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여진 T셔츠를 입은 교민들이 열렬히 박찬호를 응원하고 있어 더욱 통쾌했다.

두 번째 탈삼진도 의미가 있었다.

4회 양키스 선두타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2003년까지 박찬호와 한솥밥을 먹은 전 동료였다. 그는 뛰어난 성적에 팀 리더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당시 텍사스 동료들 사이에서는 안하무인의 태도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특히 유격수인 그가 위기 때마다 투수들에게 사인을 내거나 던질 공을 강요하며 투수들의 자존심을 짓밟기도 했다.

그런 로드리게스를 맞아 박찬호는 볼카운트 2-3에서 시속 150km(93마일)의 강속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에 방망이도 내밀지 못한 로드리게스는 짐짓 볼넷인양 걸어나가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주심의 스트라이크 선언에 머쓱한듯 덕아웃을 발길을 돌렸다.

5회에는 2사 후 역시 지터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버니 윌리엄스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6회에는 2사 1ㆍ2루 위기에서 호르헤 포사다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박찬호는 볼넷을 5개나 허용했지만 지터에게 3개, 지암비에게 2개를 내줬을 뿐이다.

거기에 적시에 나온 탈삼진은 박찬호가 올시즌들어 가장 많은 5개의 볼넷을 허용하고도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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