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흙 밟으며 마주치는 절경 감탄사 절로
인기 테마상품 '달빛사랑 야간 산행' 황홀경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들어 쉬고 간다는 문경 새재.

영남대로에서 가장 높고 험한 이 고개가 요즘엔 사람들이 맨발로 넘고 있다. 그래서 조선 최고의 트레킹 코스라는 별명까지 나오고 있다.

이곳을 다녀간 김지윤 씨가 문경시청 홈페이지에다 "촉촉한 흙길을 맨발로 밟으며 사뿐사뿐 올라가면 짙푸른 숲에서 시원한 녹색 바람이 불어옵니다. 계곡물이 하얀 바위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지고 곳곳에서 절경들이 눈 앞에 나타납니다"라며 적은 소감이 더 이상의 찬사를 필요 없게 만든다.

문경새재의 트레킹은 새재 제1관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곳에 다다르기 전에 문경새재 관리사무소 앞 주차장에서 내린 후 문경새재 박물관과 장승공원, 생태공원에서 약간의 시간을 뺏길 각오를 해야 한다.

우선 1코스. 제1관문~제2관문 사이의 3km가 나타난다. 이 사이에 KBS촬영장, 지름틀바위, 조령원터, 주막, 팔왕폭포, 교귀정, 조곡폭포 등이 있다.

다리 힘이 닿는다면 제2코스인 제2관문~제3관문의 약 3.5km를 걸으면 1코스 이상의 비경을 즐길 수 있다.

이 코스는 일명 '장원급제길'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길이다.

조곡약수, 이진터, 동화원, 책바위, 군막터 등이 있어 걸음을 무료하지 않게 해준다.

그리고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1관문-여궁폭포-혜국사-대궐터-주흘산(1천75m)이나 제2관문-꽃밭서덜-영봉((1천106m) 또는 주흘산', '제2관문-부봉(916m)' 코스를 올라도 좋을 듯 하다.

문경새재를 방문해서 놓칠 수 없는 곳들로 주흘관(영남제1관문. 조선 숙종34년인 1708년에 축성된 새재입구로 성문의 원형을 국내에서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 조곡관(영남제2관문. 선조 27년인 1594년에 축성), 조곡폭포(주흘산 계곡의 3단폭포), 조령관(영남제3관문. 제1관문과 같은 해에 지어졌다), 조령원터(고려와 조선시대의 국립 여관), 상처난 소나무(일제가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V자로 파 놓은 상처를 안고 있는 나무), 산불됴심비(건립연대 미상의 희귀한 산림보호비), 이진터(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이 진을 쳤다고 전해지는 곳), 장원급제길(옛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보러 가던 길), 동화원(조령원과 같이 길손들의 숙식을 제공하던 곳) 등이 있다. 이곳의 문경새재박물관에는 주민들이 기증한 4천200점의 다양한 새재관련 유물이 있다.

주흘산의 비경을 뒤로 하고 영남제1관문이 주흘관이 버티고 있다. 이는 조선 숙종때 지은 것으로 국내에서 관문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문경의 관광을 즐기고자 한다면 문경관광사격장, 활공랜드, 불정자연휴양림, 사계절썰매장, 철로자전거, 온천관광지, 석탄박물관, 부곡석회동굴 등을, 자연의 비경을 즐기려면 인근의 진남교반, 선유동계곡, 운달계곡, 쌍룡계곡, 용추계곡 등을 찾으면 후회가 없다.

그러나 요즘 가장 인기 있는 테마 코스는 밤에 나타난다. 이른바 '달빛사랑여행'이다.

문경시가 자신만만하게 내놓은 밤 테마여행 상품으로 봄~가을(4월~7월) 매달 2번씩 월요일에 이뤄지고 있다.

뿌연 달빛을 받으며 문경새재 야외공연장-자연생태공원-징검다리-장승공원-제1관문-KBS드라마세트장-왕건교-조령원터-교귀정-주막으로 이어지는 왕복 6km의 보드라운 흙길을 걷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인원제한은 없고 참가비는 어른 1만원, 18세 이하 및 30명 이상은 모두 8천원. 참가비를 내면 3천원짜리 농특산품교환권도 준다.

20~30명이 1조가 돼 밤길을 걷게 된다. 과거시험 이벤트도 열어 급제자에게 시상도 한다.

문경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달빛여행을 한 사람들의 소감이 이 테마상품의 인기를 짐작케 한다.

"코스별로 이벤트가 주어지는데 많이 즐거웠어요. 주먹밥, 동동주에 묵무침….정말 꿀맛이었답니다. 내려오는 길은 정말 아름다운 달빛만으로 걸었습니다. 어찌나 이쁘던지 가슴이 설레었어요. 내년에도 가려구 합니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으신 어머니들이 주시는 우롱차와 맛깔나고 예쁜 떡까지~ 그리고 한밤 산 속에서의 작은 음악회~ 가족들이 함께 하면 정말로 좋은 추억이 될 듯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갔는데, 다음에 다른 지인들과 함께 또 다시 오고 싶더군요."

"무엇보다 보드라운 흙길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림같은 계곡과 고운 물소리 안주삼아 마시는 동동주 한 잔 과거길 떠나는 나그네가 되어 먹어 보는 주먹밥 한덩이가 어쩌면 그리도 꿀맛이었는지…."

"새재주막에선 전통차와 라이브공연…. 가슴까지 잔잔히 달빛에 젖어 제겐 정말 문경이 'MOON景'이 되고 말았답니다.

(문의:문경시청 문화관광과 054-550-6393, 문경문화원 054-555-2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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