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에서 만리장성을 허무는 기적을 일으켜라'

한국 남자탁구가 16일 2008 베이징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과 결승행 티켓을 건 외나무 다리 대결을 벌인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중국의 압도적인 우세여서 만리장성 뛰어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은 올해 광저우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 우승으로 대회 4연패를 달성했고 올림픽 전초전으로 치러졌던 중국오픈과 일본오픈을 석권했다.

세계 최강자 왕하오와 2위 마린, 4위 왕리친이 출격해 막강 전력을 과시한다.

한국 남자가 중국을 단체전에서 이긴 건 1996년 싱가포르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마지막이다. 아시안게임에선 남자 대표팀 코치인 유남규가 에이스였던 1986년 서울 대회와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잇따라 중국을 꺾고 우승한 적이 있다.

최근 세계선수권에서는 2006년 브레멘 대회와 올해 광저우 대회 때 중국과 결승대결에서 잇따라 무릎을 꿇었다. 한국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이 준우승일 만큼 중국의 벽은 높았다.

`녹색 테이블 반란'을 노리는 유승민(삼성생명)과 오상은(KT&G), 윤재영(상무)이 중국과 4강 맞대결에 결연한 각오로 임할 수밖에 없다.

유남규 코치의 중국 격파 전략의 핵심은 기선 제압.

유승민과 오상은을 1단식이나 2단식에 내세워 한 게임 이상 잡으면 일단 성공이다.

중국의 가장 약한 고리는 세 차례(2001, 2005,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던 왕리친으로 왕년의 세계 챔피언 명성에도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쇠락기에 접어든 상태다.

왕리친은 이번 대회 호주와 예선에서 세계 147위의 무명 윌리엄 헨젤에게 첫 세트를 내주는 수모를 겪은 끝에 3-1(6-11 12-10 11-9 11-9) 진땀승을 거뒀다.

유승민과 오상은이 왕리친을 꺾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유승민은 왕리친과 상대전적 4승8패로 뒤져 있지만 지난해 월드컵 준결승 4-2 승리를 포함해 최근 2연승을 달렸다. 오상은은 2005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 패배 등 6전 전패로 열세지만 왕리친과 박빙의 승부를 했다.

또 유승민이 상대전적 2승16패로 눌려 있는 왕하오와 에이스 대결에서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왕하오는 단식에서도 8강 대결이 예상되는 만큼 유승민은 기선 제압을 위해 단체전 승리가 필요하다.

중국은 복식에 마린-왕하오 콤비를 가동했다. 한국은 호흡을 맞춘 오상은-윤재영 조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게임 스코어 1-1에서 복식을 한다면 의외 결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유남규 코치는 "왕리친이 단식에서 두 번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공략에 집중하겠다. 1, 2단식을 모두 내주지 않는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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