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양궁이 24년간 이어진 올림픽 개인전 `노골드' 불운을 깨지 못했다.

대표팀 맏형 박경모(33.인천계양구청)는 15일 베이징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개인 결승전에서 빅토르 루반(우크라이나)에게 112-113(120점 만점)으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남자양궁은 올림픽에 첫 출전한 1984년 LA대회부터 이어진 `노골드' 사슬을 풀지는 못했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정재헌) 이래 16년 만에 개인전 세번째 은메달을 가져왔다.

개인전 첫 금메달을 따는 건 힘들고 힘들었다.

4엔드에 걸쳐 3발씩 12발을 쏘는 승부에서 박경모는 첫 두발을 9점에 쏜 뒤 5발을 잇따라 10점 과녁에 명중시키며 2엔드까지 58-56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루반이 3엔드 세발을 10-10-9점에 쏜 반면 박경모가 10-9-9점을 쏘는 바람에 1점차(86-85) 추격을 허용했다.

운명이 걸린 4엔드 마지막 세 발. 첫 발은 두 선수 모두 9점을 쏘며 1점차 리드가 이어졌다. 점수가 낮은 루반이 두번째 화살을 9점에 쏜 반면 긴장한 박경모가 쏜 화살이 8점과 9점 사이 라인 부근으로 향했다.

마지막 화살은 박경모가 9점, 루반이 10점. 박경모의 11번째 화살이 9점으로 판정되면 113-113 동점을 이뤄 한발씩 더 쏘는 슛오프 대결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 후 양측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판정 결과는 8점이었고, 박경모는 1점차 패배를 당했다.

박경모는 경기 후 "(루반보다) 나중에 쏘다 보니까 부담이 많이 됐고,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아쉬워했다.

앞선 경기도 손에 땀을 쥐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박경모는 8강에서 후안 카를로스 스티븐스(쿠바)에게 98-100으로 끌려가다 마지막 한발 승부에서 10-8을 쏴 108-108 극적 동점을 만든 뒤 슛오프 두번째 화살에서 10-8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에서도 박경모는 후안 레네 세라노(멕시코)를 115-112로 누르긴 했지만 경기 내내 1∼2점차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한편 바이르 바데노프(러시아)는 후안 레네 세라노(멕시코)를 115-110으로 누르고 동메달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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