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강국 러시아가 2008 베이징올림픽 중반 메달 레이스에서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구소련 시절에는 1956년 멜버른 대회 종합우승을 시작으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까지 7차례나 세계를 제패했다. 러시아로 참가한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2000년 시드니 대회까지 미국에 이어 세계 2강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금메달 27개로 중국(금메달 32개)에 처음으로 2위 자리를 내준 러시아는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는 3위 고수도 불안해 보인다.

전체 금메달 303개 중 3분이 1이 넘는 130개의 주인이 가려진 가운데 러시아는 금메달 5개와 은.동메달 각 8개로 종합 9위로 밀려 있다.

금메달 수에서는 사상 종합 1위를 기대하는 중국의 27개와 4연패를 노리는 미국의 16개에 크게 못 미친다. 또 독일(8개)과 한국, 호주, 일본, 영국(이상 7개), 이탈리아(6개)에도 뒤져 있다.

러시아의 고전은 전략 종목인 사격과 복싱, 레슬링에서 초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아테네 대회 때 세 차례 금빛 총성을 울렸던 사격에서 `노골드' 수모를 겪었고 4년 전 금메달 3개를 수확했던 복싱도 1위 시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아테네 때 금메달 5개를 쓸어담아 격투기 종목 중 최고의 메달 박스였던 레슬링도 그레코로만형에서 3개를 얻는 데 그쳤다.

러시아는 초강세를 보이는 육상 여자 필드 종목을 앞세워 추가 금메달을 노리고 있지만 현재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미녀새' 이신바예바가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예약하고 여자 원반던지기와 멀리뛰기에서 1위가 유력한 상태.

하지만 2연패를 기대한 해머던지기와 높이뛰기에선 동유럽 국가들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옐레나 소볼레바(육상 800m)와 타티아나 토마쇼바(1,500m), 발레리 보르친(경보)은 이달 초 대형 `도핑 스캔들'에 휘말려 베이징에 오지 못했다.

러시아는 강세인 여자 리듬체조와 사이클, 수영 싱크로(이상 아테네 대회 금메달 2개), 근대5종, 펜싱(이상 1개)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초반 부진에 덜미를 잡혀 세계 3강 수성은 힘겨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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