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역도 대표선수들의 집단 '도핑 스캔들'로 한바탕 곤혹을 치렀던 그리스가 연이은 육상 선수들의 잇단 도핑 양성 반응으로 쇼크에 빠졌다.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그리스올림픽위원회(HOC) 임원들은 17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400m 허들 금메달리스트 파니 할키아(29)가 도핑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할키아는 이날 저녁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400m 허들 예선전에 나설 예정이었다.

HOC 관계자에 따르면 할키아는 지난 10일 일본에서 올림픽 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 실시됐던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 관계자는 "할키아가 제출했던 첫 번째 샘플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두 번째 샘플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선수촌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할키아는 "믿을 수 없는 결과"라며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그리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영양보충제로 먹었던 비타민제 밖에 없다"고 억울함을 표시했다.

한편 선수들의 잇단 도핑 의혹이 터진 그리스 선수단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미 베이징올림픽이 개막도 하기 전에 역도 선수들의 집단 도핑 스캔들로 곤혹을 치렀던 그리스는 여자 육상의 간판 카테리나 타노우와 남자 육상의 타소스 고우시스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집으로 돌아가면서 살얼음판 속에서 대회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여자 400m 허들 2연패를 노리던 할키아마저 도핑 의혹에 휩싸이자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의 체면은 땅에 곤두박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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