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27.원주시청)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최소한 동메달을 확보했다.

김정주는 17일 베이징 노동자체육관에서 열린 웰터급(69㎏) 8강전에서 이 체급 우승후보로 꼽히던 드미트리어스 안드라이드(20.미국)를 11-9 판정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 22일 바키트 사르세크바예프(카자흐스탄)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정주는 이날 동메달을 확보하며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의 영광을 안게 됐다.

한국 복서가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딴 것은 이승배(1992년 동, 1996년 은) 이래 역대 두번째다.

경기운영의 노련미에서 안드라이드는 김정주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2005년 한미친선 복싱대회에서 맞선 적이 있는 두 선수는 경기 시작 후 좀처럼 주먹을 뻗지 않고 신경전을 벌였다.

3년 전 김정주의 주먹에 맞아 다운을 당했던 안드라이드는 지난해 시카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정상급 복서로 성장했다. 하지만 영리한 김정주의 상대는 아니었다.

김정주는 1회가 끝나기 직전 번개 같은 오른손 훅으로 1점을 먼저 따낸 뒤 3회까지 8-6으로 앞서갔다. 3회 안드라이드가 적극 공격에 나섰지만 김정주는 상대 공격 때 왼손 가드가 내려가는 틈을 놓치지 않고 곧바로 얼굴에 훅을 꽂아넣는 작전으로 리드를 이어갔다.

4회 들어 안드라이드는 마음이 급해진 듯 주먹을 마구 휘둘렀지만 정타는 드물었다. 안드라이드가 파고 들어오는 틈을 놓치지 않고 주먹을 꽂아 착실히 포인트를 쌓은 김정주는 20초를 남겨놓고 11-9를 만든 뒤 주위를 빙빙 돌아 승리를 굳혔다.

김정주는 경기 후 "1, 2회 체력을 아끼다 3회부터 승부를 냈다"고 말했고, 뜻밖의 패배를 당한 안드라이드는 울먹이느라 기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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