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들이 똘똘 뭉쳐 하나가 돼 좋은 성적을 낸 건데, 나 혼자 포상금을 가질 수는 없잖아요?"

역도대표팀 코칭스태프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따내며 받게 될 지도자 포상금을 같은 액수로 균등하게 나눠갖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똑같이 고생을 했는데 감독과 코치라는 직함에 따라 또 남자 팀이냐 여자 팀이냐에 따라 액수를 달리 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포상금을 나눠 갖는 이유는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달을 딴 선수와 달리 코칭스태프에게는 연금도 따로 나오지 않는 불리한 조건인 데다 정작 대한역도연맹(회장 여무남) 역시 코칭스태프에 대한 포상 규정을 마련해 놓지 않은 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베이징올림픽 지도자에 대한 금메달 포상금 액수는 감독이 8천만원, 코치가 6천만원이고 은메달을 따게 되면 감독은 4천만원, 코치는 3천만원을 각각 받게 된다. 동메달의 경우 감독에게 돌아가는 포상금은 2천400만원, 코치는 1천800만원으로 대표팀 트레이너에게 지급되는 별도의 상금은 없다.

따라서 여자 최중량급 장미란(25.고양시청)이 금메달을, 53kg급 윤진희(22.한국체대)가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오승우 여자 대표팀 감독은 8천만원, 김도희 코치는 6천만원을 일단 보너스로 타게 된다.

여기에 은메달이 추가될 경우 감독, 코치는 해당 선수에 대한 은메달 포상금(2천500만원)의 30%인 750만원을 지급받아 총 상금액은 오 감독이 8천750만원, 김 코치는 6천750만원을 각각 받게 된다.

남자 77kg급에서 사재혁(23.강원도청)이 금메달 한 개를 딴 남자 대표팀의 이형근 감독은 여자 대표팀과 별도로 8천만원을, 이희영 코치는 6천만원을 각각 받는다.

모두 합한 상금액은 2억9천500만원. 결국 남녀 대표팀 감독과 코치 네 명과 한 명의 트레이너 등 전체 다섯 명이 나눠가질 경우 각 개인에게 돌아갈 포상금은 대략 6천만원 정도가 된다.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내며 역도를 효자종목으로 거듭나게 한 코칭스태프의 노고에 상응하는 처우라고 보기 힘든 액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사정상 모든 스태프에게 포상금을 줄 수는 없다"면서 "명목상으로는 감독과 코치에게 포상금을 지급하지만 실제로는 코칭스태프 전체가 나눠 갖는 경우도 있고 그냥 감독과 코치가 챙기기도 한다. 종목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게다가 역도연맹은 아직까지도 포상 규정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아 오히려 선수단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 입상자에 대한 포상이 지나치게 인색했다는 지적을 받아 온 연맹은 또 역도 선수가 세계기록을 작성해도 "전례가 거의 없다"는 이유로 포상 지급 계획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역도 대표팀 관계자는 "연맹 나름대로 구상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포상과 관련해 한 마디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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