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한국팀 최고…야구사의 전설 만들었다"

"스포츠 경기를 보며 눈물 흘린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3일 밤 열린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최강자인 쿠바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자 잠실구장, 청계광장, 인터넷공간 등에 모여 열렬한 응원전을 펼친 시민과 누리꾼들은 일제히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잠실구장에 모여든 시민 3만여명은 외야석까지 가득 메운 채 `KOREA'라고 적힌 하늘색 막대 풍선을 두드리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전날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통쾌한 2점 홈런을 날려 승리를 이끌었던 이승엽 선수가 1회 초 또다시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2점 홈런을 뿜어내자 응원 열기는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전광판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대∼한민국' `이대호 홈런' `이종욱 한방' 등을 외치며 대표팀을 응원하던 관중들은 `오∼ 필승 코리아' `아리랑' 등을 함께 부르며 `붉은 악마'의 함성을 재연했다.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는 타석에 애태우며 숨을 죽이고 있던 관중들은 7회 초 이용규 선수의 짜릿한 안타로 대표팀이 1점을 추가하며 쿠바를 2점 차로 리드해 나가자 승리를 예감한 듯 더욱 응원에 열을 올렸다.

특히 9회 말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서 병살타를 잡아내며 꿈에도 그리던 금메달을 확정짓자 관중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승리의 감동에 흠뻑 빠져들었다. 일부 관중들은 경기장으로 달려나가 한복판에 펼쳐져 있던 대형태극기를 잡고 흔들며 기쁨을 함께 했다.

친구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주부 최성순(52.경기 용인) 씨는 "사람들과 함께 응원하며 봐서 그런지 더욱 재미있었다"며 "이승엽 선수의 `금빛 홈런'은 정말이지 너무나 멋있었다"며 한껏 기쁨에 취한 표정이었다.

잠실구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경기를 관전한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선수들의 일치 단결과 집중력, `하면 된다'는 의지로 일궈 낸 승리여서 어느 때보다 기쁘다"고 감격해 했다.

붉은악마 복장을 하고 청계광장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친 시민 500여명도 우리 선수단의 승리가 확정되자 너나 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 `대~한민국'을 연호하면서 야구 종목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했다.

인터넷 영상.문자 중계로 경기를 지켜본 네티즌들도 "정말 최고다" "다시 보기 힘든 경기"라며 감탄의 메시지를 날렸다. 대표팀의 승리소식을 담은 한 포털사이트의 기사에는 단 10여분 만에 2천개 가까운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아이디 `topbrain2k'는 "처음부터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한다"며 "처음 말한 것처럼 실력과 팀 전체를 위해 선수를 선발한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도 정말 돋보였다"고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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