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3월 7∼15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6승1패를 거두고 캐나다, 대만과 함께 올림픽 출전 8개국에 합류했다.

비록 지난해 12월 타이중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 겸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일본에 3-4로 지며 티켓을 놓쳤지만 최종예선은 어렵지 않게 통과했다.

이 때만 해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한국 야구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 탈락의 부진을 씻고 8년 만에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메달을 따낼 수 있을까가 관심이었다.

먼저 베이징행 티켓은 손에 넣었지만 비행기에 태울 24명을 골라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예선 과정에서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 등 선발진 투톱과 이용규(KIA), 이택근(우리), 이대호(롯데), 고영민(두산) 등 타선의 핵을 골라냈지만 이들만으로는 부족했다.

우선 해외파의 가세 폭이 문제였다.

박찬호(LA다저스), 김병현, 추신수(클리블랜드) 등 메이저리거는 물론이고 이승엽(요미우리), 이병규(주니치), 임창용(야쿠르트) 등의 참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설왕설래의 초점은 이승엽이었다.

최종예선에서 23타수 11안타(타율 0.478), 홈런 2개, 12타점으로 맹활약한 이승엽은 소속팀 요미우리에 돌아간 뒤 1할대 빈타에 시달렸다.

왼손 엄지 부상이 재발한 데다 정신적인 부담이 겹치면서 2군 추락의 수모를 당했다.

박찬호, 김병현, 이병규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빠지기로 한 가운데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의 방침 때문에 합류 기회를 놓쳤고, 임창용은 소속팀에서 붙잡았다.

이승엽도 한차례 고사했지만 일본까지 날아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간곡한 설득 끝에 대표팀 합류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국내파 대표 선발도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은 7월14일 최종 멤버 24명을 발표하면서 홈런.타점 1위인 김태균(한화)을 제외하는 대신 보름 넘게 무홈런.무타점 빈타에 시달리던 이대호를 포함시켰다.

KIA 에이스 윤석민을 제외한 걸 두고도 여론이 들끓었다.

김 감독은 결국 지난 5일에야 부진한 임태훈(두산)을 빼고 윤석민을 집어넣었지만 이대호에 대한 신뢰는 끝까지 거두지 않았다.

드디어 13일부터 시작된 베이징올림픽 본선. 8개국이 풀리그 7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한국의 애초 목표는 4강에 올라 최소 동메달을 획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본선리그를 파죽의 7연승으로 1위를 차지한 뒤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 결승에서는 아마추어 세계 최강 쿠바를 잇따라 격파하고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야구에서 무패로 우승을 차지한 국가는 1992년과 1996년의 쿠바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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