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에서 아마추어 세계 최강 쿠바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 강력한 라이벌을 잇달아 제압하고 금메달을 딴 야구대표팀이 이제는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향해 뛴다.

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가장 권위있는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내면서 한국 야구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호시노 센이치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끝내 '강팀'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내는 등 결코 운이 아닌 실력으로 기억에 깊이 남을만한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단기전에서 야구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일본보다 훨씬 앞선 노하우를 자랑하며 국제대회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2006년 처음으로 개최된 야구 최강국 결정전 WBC에서 4강에 오르며 신화를 창조한 대표팀은 그해 말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에 패한 데 이어 일본 사회인대표팀에까지 무릎을 꿇고 영화를 채 1년도 누리지 못했다.

바닥에 떨어졌던 위상은 지난해 아시아 4개국 프로 챔피언 결정전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국내 챔프 SK 와이번스가 예선에서 일본 우승팀 주니치 드래곤스를 꺾으면서 반등에 성공했고 12월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일본에는 패했으나 대만을 꺾으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마침내 올림픽 정상에 오르면서 WBC 때의 명성을 확고히 인식시켰다.

지금의 성과를 게속 이어가고 국제대회에서 미국, 일본 등과 동등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2회 WBC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 해야할 때다.

역대 최고 선수들로 구성됐다는 WBC에서 대표팀은 준결승전에서 딱 한번 일본에 패했을 뿐 6전 전승을 달렸고 4강이라는 큰 수확물을 얻었다.

당시에는 '과연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스스로 던질 정도로 단발성 성과에 만족했었으나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계기로 확실한 자부심도 가질 수 있게 됐다.

도하 참패 이후 대표팀은 포지션별 세대교체를 단행했고 올림픽 예선과 본선을 거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류현진(21.한화), 김광현(20.SK) 두 좌완 영건이 향후 10년은 대표팀 마운드를 책임질 동량임을 확실히 입증했고 이대호(26.롯데) 고영민(24) 김현수(20.이상 두산) 정근우(26.SK) 등 각 구단 스타들도 국제무대에서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기량을 맘껏 발휘하면서 주전으로 확실히 도약했다.

아시아시리즈, 아시안게임, WBC 등 국제대회가 거의 해마다 열리는 만큼 대표팀이 계속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주무기관인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 8개 구단이 보다 철저하게 선수들을 관리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논란이 됐던 전임감독 문제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도 있다. 미국과 일본은 현역 감독 대신 전임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물심양면으로 후원했다.

반면 대표팀은 현재 두산 베어스를 맡고 있는 김경문 감독을 낙점했다.

경기 감각에서는 당연히 현역 감독이 전직 감독 출신들이 주로 맡는 전임 감독보다 낫지만 대표팀과 소속팀의 성적을 둘 다 책임져야 하기에 스트레스가 가중됐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김경문 감독의 임기가 끝나는 올림픽 이후 전임감독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발등에 불이 당장 떨어졌을 때 움직이기 보다 면밀하게 차후를 대비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올림픽 금메달로 얻은 야구 강국의 명성을 꾸준히 이어가려면 내년 3월 WBC에서 다시 한번 '고추장 야구'의 매서운 맛을 떨쳐 실력이 절대 일회성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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