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권기자

지난 1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포스코의 입찰탈락은 한 마디로 '한편의 드라마'였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바라보며 속으로 애타게 응원했던 포항시민들의 입장에선 이 말이 절로 나온다.

그동안 포항시민들은 '수조원대의 딜'이라는 인수 규모 자체가 매머드급인 대우조선 인수전에 포스코가 참여함으로써 지역발전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당시 인수전 참가자들이 벌이는 경쟁구도와 돌발변수들이 극적 긴장감을 더 할 때마다 시민들은 포스코의 저력을 믿으며 '피말리는 긴장'을 했던게 사실이다.

지난 8월 22일 매각주체인 산업은행이 매각공고를 내면서 극은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산업은행이 공적자금을 적기에 회수하고 회사의 장기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경영주체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해 대우조선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지 5개월 만이다.

업계에서는 자금여력 면에서 상대적 우위에 선 포스코-GS컨소시엄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극적 반전은 본입찰인 13일 시작됐다.

본입찰 당일인 13일 입찰제안서 마감을 불과 두세시간 앞두고 GS는 포스코에 컨소시엄 탈퇴를 통보한 것이다. 공식적인 동거 체제가 불과 나흘만에 깨진 이유는 '입찰가격에 대한 입장차' 때문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파트너를 잃은 포스코는 14일 단독 참여를 선언했고, 결정권은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16일 오후 7시 산업은행은 사흘간의 고심 끝에 '포스코 입찰 참여 불가'란 결과를 밝혔다. 결국 두달간에 걸친 대우조선 인수전을 둘러싼 한편의 드라마는 '포스코 탈락'이라는 결과를 낳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에 포항시민들은 "이번 포스코 탈락은 보이지 않은 손(힘)이 작용했기 때문" 또는 "정치적 음모나 배경이 있다" 는 등 포스코 탈락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포스코는 포항시민들의 영원한 동반자요! 더 나아가 세계 최고의 철강 기업이 아닌가!"라며 "이번일로 인해 절대로 의기소침하지 마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 인생도 살다보면 수많은 배신과 좌절을 겪듯이 포스코 또한 마음 편하지는 않겠지만 기업의 미래와 국가, 특히 지역발전 등 먼 장래를 생각하며 하루 빨리 실패의 아쉬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에 나서 줄 것을 포항시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