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28.뉴욕 메츠)이 눈부친 호투로 2승째를 따냈지만 충격적인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www.mlb.com)에 따르면 서재응은 5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안타로 시즌 2승째(1패)를 챙겼지만 경기 직후 윌리 랜돌프 메츠 감독으로부터 마이너행을 지시받았다.

랜돌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서재응에게 "오늘 정말 잘했다. 마이너에서 당분간 쉬다 오라"고 말했고 서재응 "오늘 홈런을 때려준 클리프 플로이드에 감사한다"고 말했을 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MLB닷컴의 마티 노블 기자도 "서재응이 오늘 정말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지만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당초 서재응은 이날 필라델피아전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과 타이인 삼진 8개를 솎아내며 승리투수가 된데다 그동안 선발 한 축을 담당해 온 애런 헤일먼이 중간 계투로 보직이 변경돼 내심 선발 로테이션 잔류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제3선발 크리스 벤슨이 부상에서 회복돼 시즌 데뷔전을 앞두고 있고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던 외야수 마이크 캐머런이 빅리그로 승격함에 따라 25인 엔트리 조정을 위해 불가피하게 서재응이 트리플A로 내려가게 됐다.

지난달 23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이시이 가즈히사를 대신해 승격된 서재응의 빅리그 성적은 단연 최상이었다.

서재응은 빼어난 컨트롤을 앞세워 빅리그에서 2승1패, 방어율 2.00으로 수준급 투구내용을 선보여 메츠의 선발 로테이션이 구멍날 경우 긴급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벤슨이 선발로 보직을 확실히 꿰차고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는 이시이가 메이저 무대로 다시 돌아올 경우 서재응이 메츠의 선발로 진입할 입지가 더욱 좁아지기 때문이다.

일단 서재응은 지난달 24일 양키스전에 긴급 투입돼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따내며 랜돌프 감독에게 확실한 믿음을 줬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면 분명히 다시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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