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숙 포항모자원장

신인숙 포항모자원장

"여성가장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 드립니다."

포항시 송도동에는 만18세 미만의 자녀를 데리고 어렵게 살아가는 여성가장들의 생활공간이 있다. 모자보호시설인 포항모자원이 그곳.

여기서 12년째 책임자의 임무를 맡고 있는 신인숙 원장(48)은 모자원 일 외에도 포항푸드뱅크의 대표를 겸하고 있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1989년 10월 설립된 포항모자원은 사별 혹은 이혼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가장들이 자립의 의지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무료 주택 제공을 비롯해 생계비, 중고생 학비보조 등 자립지원과 상담, 아동 특별교육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도 20세대 51명이 입소, 한가족처럼 생활하고 있다.

신 원장은 이곳에 처음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여기 들어오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니까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늘 당부한다. 3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자립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뜰살뜰 생활비를 아껴 3년 후 집을 장만해서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고.

이처럼 3년이 지나 모자원을 떠나는 여성가장들이 처음보다 한 단계 나아진 모습으로 변해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

"이곳에 계신 분들은 모두 마음속에 상처를 갖고 있습니다. 입주자들끼리 서로 의지하고 보듬어주기 때문에 일반 아파트에 없는 정이 있지요. 한 엄마가 '모자원에서 따뜻하게 지내다 갑니다'라는 카드를 써줬을 때는 정말 가슴이 뭉클했어요."

이런 사연도 있다. 얼마 전, 설립 초기 모자원에 살았던 한 모자가 놀러와 "이곳에서 따뜻하게 지낸 덕분에 지금 잘 살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초등학생이던 아들은 어느새 30대 아저씨가 됐지만 모자원의 따뜻함만은 기억 속에 생생하다고 말했단다.

이제는 생활공간으로서의 역할에서 한 단계 나아가 자활사업까지 넘보고 있다. 3년 전부터 포항시 민간위탁 사회적 일자리형 자활사업으로 한지공예 전문 공방인 '다솜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것. 전문공방의 브랜드화를 목표로 실용성과 현실성을 반영한 생활소품 및 창작품을 제작, 여성들의 홀로서기를 돕고 있다. 이들은 지난 1~3일 포항시청 지하1층 로비에서 작품전을 개최해 그동안 쌓은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다솜공방 식구들의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매장을 오픈하는 일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작품전에서 판매된 작품도 많고, 전시 이후 문의도 많이 들어오지만 고정적인 수입을 낼 수 있을지 걱정돼요."

이를 위해 다른 자활사업과의 연계나 다양한 제품 개발 등 여러 방면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그. 이제야 어렴풋이 사회복지를 알 것 같다는 그의 노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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