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순 포항명도학교 자원봉사회장

"명도학교 아이들을 만나 인생의 기쁨을 얻었습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봉사활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다. 혹자는 돈이나 쌀, 생필품 등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또 혹자는 마음과 정성을 나누며 말벗이 돼 주기도 한다.

포항시 북구 우현동에 위치한 정신지체 및 청각장애 아이들의 교육 공간인 포항명도학교에는 매주 토요일이면 찾아와 봉사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다. 5년째 '포항명도학교 자원봉사회' 회장직을 맡아 3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이끌고 있는 장영순 회장(51).

명도학교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그가 이곳에서 장애학생들과 함께한 지도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었다. 다른 약속은 모두 제치고 토요일이면 명도학교로 달려가 수업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

"물론 일주일에 한 번 시간 내기도 쉽지 않고, 아이들이 사고가 나지 않게 늘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몸도 힘듭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아이들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마음이죠."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장애인을 보고 거부감을 갖기도 한다고 한다. 섣불리 봉사에 참여하다 그만두면 그들에게는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충고도 덧붙인다.

정작 그는 명도학교 아이들을 만난 것이 운명 같은 일이라고 말한다. 봉사를 이어오면서 여러가지 꿈을 갖게 됐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처음 가진 꿈은 운동장을 정비하는 것이었다. 마침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2005년 포항MBC 삼일문화대상 봉사부문 대상을 수상, 상금으로 명도학교 운동장에 야외학습장을 만들어 학교 측에 기증했다. 다음은 잔디구장이었다. 지역 인사들에게 잔디구장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덕에 2008년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추진하는 운동장환경 개선사업 대상학교로 선정, 3억2천여만 원을 지원받아 또 다시 꿈을 이뤘다.

"꿈을 꾸면 다 이뤄진다.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며 웃는 그의 다음 꿈은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강당을 갖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드는 최종 목표는 따로 있다.

"내 노력으로 아이들이 행복을 느끼면 나는 곱절로 더 행복합니다. 장애는 누구나 갖고 있는 거에요. 꼭 몸이 불편한 것만이 장애가 아니라 마음의 장애도 많죠."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수료해 양로원 등 복지시설과 학교, 보건소를 찾아다니며 웃음을 전하고 있다. 현재는 평생학습활동가 과정을 밟고 있으며, 내년부터 지역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문적으로 공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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