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국토가 좁고 토질이 사막이거나 척박하다. 뿐만 아니라 인구도 얼마 되지 않는다.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있는 아랍은 국토면적도, 인구도 이스라엘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넓고 많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아랍국들 보다 훨씬 강대국이다. 이는 몇 해 전 걸프전에서 여실히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6일 전쟁 등 이스라엘은 아랍과 전쟁에 번번이 완벽한 승리를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이 점을 알면 이스라엘 국력의 뿌리를 파악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뿐 아니라 그것은 우리나라에게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이 같은 이유를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이스라엘 공직자의 태도에서 그 뿌리를 찾아보았다.
이스라엘은 훌륭한 공직자를 많이 가졌지만 그 중에도 골다 메이어를 빠뜨릴 수가 없다. 골다 메이어는 눈도 바로 뜰 수 없는 사막에서 태어나 수상이라는 최고의 권좌까지 오른 사람이다. 그가 수상이라는 자리에 오른 뒤 며칠이 안 되었을 때 이야기다. 어느 날이었다. 그는 관청에서 퇴근하여 집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마침 장관들이 그의 수상취임을 축하하러 그의 집으로 왔던 것이다. 그러나 십여 명이 되는 장관이 한꺼번에 오는 바람에 그의 집이 좁아 사람들이 다 앉을 공간이 부족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비스듬히 끼워 앉았다. 골다메이어 수상은 장관들에게 미안 해 하였다. 그런데 더욱 난감해한 사람은 수상의 남편이었다. 대접할 것이라고는 차(茶)밖에 없는데 거기에다 찻잔이 모자라는 것이었다. 골다 메이어 수상은 그 상황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대접했다. 그래서 남편은 찻잔 수대로 우선 일부 장관에게 차를 끓여주고 난 후 그 나머지 사람에게 먼저 마신 그 찻잔을 씻어 차를 다시 끓여줄 수밖에 없었다. 골다 메이어 수상은 장관들과 차를 마시면서 국정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 그는 그 후 국정을 거울같이 처리하고 국익을 위해 온몸을 바쳤다. 그의 행동에 감명을 받은 이스라엘 젊은이는 그를 추앙하고 그 같은 애국적 행동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임기를 다한 후 다시 일반국민으로 돌아갔다. 그 때 같이 동고동락하였던 장관들이 다시 골다 메이어 집으로 이임 인사를 하러 왔다. 골다 메이어가가 수상에 취임하여 그 장관들이 인사하러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부족한 찻잔으로 돌려 차를 마셨다. 그가 취임할 때나 이임한 뒤나 집은 그대로였다. 그는 장관들에게 이야기를 마치고 돌려 보내려할 때 장관들은 골다 메이어에게 선물을 하였다. 그것은 찻잔이었다. 그들은 골다 메이어에게 다음과 같이 농담을 하였다.
"다음에 올 때는 한꺼번에 차를 끓여 주십시오. 수상님!"
요즈음 국회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민들이 세금을 내어 국회의사당을 국회의원들을 위해 훌륭하게 지어 주었다. 한두 푼 들어간 건물이 아니다. 바닥엔 대리석이 깔려 있고, 의자며 책상들은 다 고급제품들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 국회의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오가며 그 고급스런 문짝을 해머로 부수고 밀고 당기는 것을 보았다. 건물도 최고급품들이며, 국회의원들도 어디에 내 놓아도 훌륭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하는 짓거리라고는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지은 건물을 부수고 또 세금으로 문을 수리해야하는 일들만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이 어려운 시절에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할 세금이다. 앞으로는 기물을 부순 사람에게 손해를 배상하는 법이라도 또 만들어야겠다. 더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자신들의 행동들이 국민들에게 하는 배려라고 착각하고 오히려 국민들을 괴롭힌다는 사실을 그들은 까마득히 잊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치료 불능의 도덕 불감증 환자라 아니 할 수 없다. 골다 메이어같은 인물이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인지상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