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전체 신고접수 120여건 중 절반이상 차지

‘더 이상 숨기지 말고 국번없이 1389로 신고하세요’

경북도내에서 포항지역이 타지역에 비해 각종 노인학대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이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장치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경상북도 노인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노인학대피해신고접수(1389)를 시작한 이후 지난 4월까지 포항지역에서 모두 60여건이 접수돼 도내 전체접수건수 120여건의 절반을 차지하는 50%에 달하는 등 노인학대의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매월 10여건 이상의 노인학대가 자행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인 데다 이들 피해사례 중 절반이 넘는 노인들이 자녀에게 재정적인 이유로 학대를 받는 등 우리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노인들에 대한 특단의 보호대책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포항지역에서 접수된 피해사례 60여건 중 30여건이 본인 동의 없이 자산을 사용하는 등 재정적 학대인 것으로 드러나 가뜩이나 경제활동 능력이 미약한 노인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거기다 최근에는 장기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해 살림이 넉넉지 않은 가정에서 부양하고 있는 노인에게 음식을 주지 않는가 하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장기간 혼자 방치하고 병원치료까지 받지 않게 하는 등 방임학대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경상북도 노인학대예방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고·접수된 노인학대 피해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

가족들로부터 학대를 받는 노인들 대부분이 자녀들이 사법처리 등의 피해를 당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학대를 당하고도 숨기는 사례가 비일비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사고로 인해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상처부위가 곪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민들이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피해사례를 알고도 자녀들의 피해를 우려,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조사돼 노인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인들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인 신고의식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인학대예방센터 관계자는 “학대피해사례를 신고한다고 해서 무조건 사법처리를 당하는게 아니라 원인을 분석, 갈등 요소를 중재하는 조정역할을 한다” 며 “자녀들이 사회적으로 손가락질 받고 사법처리까지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해서 피해사례를 숨긴다면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24시간 항상 열려있는 상담전화 국번없이 1389를 통해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인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 전체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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