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해리 왕자가 '훌륭한 군인'이 되기 위해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한 9일 그가 이튼스쿨의 대표적인 '열등생'이었다는 주장이 불거져 영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중ㆍ고등학교 과정인 이튼스쿨의 미술교사 사라 포사이스는 이날 진술서를 통해 해리 왕자의 입학 시험지를 채점했던 교사가 합격점을 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했다면서 "해리 왕자는 교사들에 의해 열등생으로 간주됐다"고 밝혔다.

부당해고됐다며 이튼스쿨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포사이스는 고용심사국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해리 왕자가 대학입학시험에서 제출한 그림도 다른 미술 교사가 대신 그려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튼스쿨의 미술교육 책임자인 이안 버크 교사가 유력 집안 자제들의 그림을 때때로 대신 그려주었으며 해리 왕자가 그린 것으로 신문에 보도된 그림도 버크 교사의 도움으로 완성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포사이스는 2003년 여름학기까지 이튼스쿨의 교사로 일했으나 계약이 연장되지 않자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학교측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는 해리왕자가 낸 졸업작품의 해설도 자신이 대신 써 주었다면서 "해리가 열등생이라 그런 부탁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했으나 비도덕적이며 부정행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포사이스는 계약연장이 어려워지자 해리 왕자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아주 조금, 한 문장 정도 (부정행위를) 했다"고 말하는 대목을 녹음해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포사이스는 자신이 유능한 미술교사였음에도 미술교육 책임자인 버크 교사가 자신의 여자 친구를 새 미술선생으로 고용하기를 원했고, 해리 왕자를 돕는데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 왕실은 "학교 측과 분쟁 속에 불만을 느낀 교사가 해리 왕자를 음해하고 있다"고 일축하고 있다.

한편 이날 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함께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 도착해 입교한 해리 왕자는 "너무 흥분된다. 힘든 생도 훈련을 무사히 마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270명의 남녀 신입생도들과 함께 5주간 4시간만 자면서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받게된다.

영국 언론은 '파티 광'인 해리 왕자가 강한 인내심과 체력이 요구되는 기초 훈련을 무사히 마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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