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재(전 행정자치부 장관)

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누구나 부푼 꿈과 기대를 가지고 희망찬 한 해를 계획하고 설계하게 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올해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 모두가 어렵다는 우울한 이야기들 뿐이다.

한 국가의 차원을 넘어 전 세계에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화되리라는 전망과 함께, 그 중에서도 한국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는 예측과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연말 이 대통령은 이를 뒷받침하듯, 올해 우리 경제가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였다.

소망을 갖고 희망찬 출발을 해야 할 새해벽두에 참으로 잔인하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극명한 차이는 지극히 단순하고 간단하다.

성공하는 자는 어떤 어렵고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늘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발견하고 포착한다.

반면 실패하는 자는 아무리 좋고 유리한 여건 속에서도 항시 문제점만 바라보고 미리 포기 하거나 좌절하고 만다.

한 국가와 민족도 이에 다르지 않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급속한 성장과 발전을 세계의 그 누가 예견하고 전망하였던가. 전쟁의 폐허 속에 두 동강이 난 남북,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 최 빈곤국, 강대국의 틈에 끼인 지정학적 불리, 모든 것이 암담한 조건과 상황 뿐이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그 모든 불리한 여건들을 딛고 남들이 몇 백 년 만에 이룩한 경제적 번영과 조국 근대화를 불과 수 십년만에 이룩하여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다.

흔히들 신화고 기적이라 말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국가 발전의 미래를 통찰한 지도자의 집념과 뛰어난 리더십, 그리고 이에 호응한 국민들의 단합된 의지와 피땀의 결실이었다.

오늘 새해 아침, 우리는 온 세계가 우울함과 실의 속에 빠져 있을 때, 다시 한번 한민족의 저력과 성취를 보여줄 조건과 과제들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개인과 기업에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어디에 무엇이 기회인지, 어떻게 그 기회를 발견하고 포착할 것인가 하는 가늠자와 방향의 조타수 그리고 기회창출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어야 한다.

막연한 장미빛 구두선이 아닌 정교하고 치밀한 정책과 사업 계획이 제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국가의 위기 상황을 소상히 국민들에게 알리고, 위기 극복을 위한 끊임없는 의사소통과 공감대를 형성하여 국민의 절대적 신뢰를 얻어야 한다.

무신불립(無信不立), 그렇다. 국가가 어려울 때 일수록 지도자와 국가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엇보다 위기극복의 관건이 된다.셋째, 지금의 위기는 특정개인이나 몇몇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세계적 문제인 만큼, 국민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

지도자와 국민, 정부와 기업, 노와 사,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도시와 농촌, 여와 야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으고 마음을 합쳐야 한다.

세계인의 조소거리가 된 여야간의 극단적 대치상황, 도산 직전의 기업 현장에 아직도 이어지는 노사 분쟁, 사회 각 부문에 날로 심해지는 양극화, 이것을 해결하고 종식시킬 통합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하다는 이야기이다.

끝으로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과 위기 관리 시스템의 확립을 위해 유능하고, 소신있는 인재를 발굴하여 위기를 기회로 반전 시킬 수 있는 희망과 믿음을 국민들에게 주어야 한다.

어딘지 신뢰가 가는 인물, 왠지 정서상 교감이 가는 인물을 과감히 발탁하여 대통령과 정부관료 전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지수와 호감지수 등 총체적인 체감지수를 높여야 한다.

지도자와 정부, 국민들간의 간극을 메워야 위기 극복에 대한 국민들의 동참도와 호응도가 그만큼 높아진다.

올해도 호미곶에 장엄하고 붉은 해가 변함없이 떠올랐다.

우리 모두 두 눈을 부릅뜨고, 두 주먹을 불끈쥐고, 신들메를 다시 고쳐메고 우리들 가슴에 용솟음 쳐 오르는 희망의 해돋이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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