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과장(선린병원 소화기내과)

일반적으로 소화기 내과 영역에서는 여름철에는 식중독을 포함한 급성 장염이, 겨울에는 위식도 정맥류 출혈을 포함한 위장관 출혈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1년 내내 각종 음식물에 기인한 장염 환자들이 병실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식중독이란 섭취한 음식물의 독성 물질 때문에 발생하는 일련의 증후군으로, 장염의 경우에는 대부분 음식 섭취와 관련이 있기에 식중독과 따로 구분하기 어렵다. 식중독은 원인에 따라 세균성 식중독, 자연독 식중독, 화학성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고 최근에는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성 장염을 추가해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12일, 식품의약품 안전청은 최근 5년간 발생한 식중독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 발표한 바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식중독은 매년 만 명 이상으로, 그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단체 급식, 외식 비율의 증가, 지하수 오염 및 기후 변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원인체는 주로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 황색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 캄필로박터 제주니, 노로바이러스가 확인되었는데 이 중 특이한 것은, 겨울철 식중독의 경우 그 발생 원인의 42% 를 차지하는 원인체는 바로 노로바이러스 였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그룹으로 노로바이러스라는 공식 명칭이 최근 승인되었다. Norwalk-like viruses(NLVs), caliciviruses, small round structured viruses 로도 불리고 있는 이 바이러스는 주로 위와 장의 염증을 유발하기에, 가장 흔한 바이러스성 장염의 원인이다. 비록 감염시 복통, 설사 등의 증세가 1-2일이면 호전된다고는 하나 어린이나 노인에게서는 탈수 증상 등 의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주의가 요망된다고 하겠다.

노로바이러스는 매우 전염력이 강해서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전파되는데, 특히 분변과 구토물에서 그 전염력이 강하다고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는 없으며 감염을 예방할 백신도 없기에 예방 만이 최선의 방법인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증상을 느끼는 날부터 회복 후 최소 3일까지는 전염성을 가지며 일부에서는 회복 후 2주간 전염력을 보인다고 보고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장염을 막기 위한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특히 화장실 사용 후, 기저귀를 교체한 후, 식사 전 또는 음식 준비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 과일과 채소는 철저히 씻어야 하며, 굴은 가능하면 익혀서 먹는게 좋다.

- 질병이 발생할 경우 감염된 옷, 이불은 비누를 사용하여 뜨거운 물론 세탁해야 한다.

결국 추운 겨울철에도 완벽한 손 세척만이 유일한 예방법인 셈이다.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 들어 있는 1월, 노로바이러스라는 복병을 만나지 않도록,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손이 시리도록 열심히 손을 씻으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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