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갓바위·영천 돌할매·군위군 신비의 소나무'영험함' 입소문에 사시사철 전국에서 관광객 몰려△ 영천시 북안면 관리 서당골 '돌할매'

작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새벽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고득점을 기원하는 불공을 드리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들 것이라는 기축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2주일 째. 저마다 소망을 안고 새 출발을 다짐하며 한 해를 맞았다.

가족의 건강에서부터 올해 대학에 진학하는 아이들의 성적, 남편의 직장에서의 무사안녕, 경영하는 회사의 실적 향상, 나라의 발전 등 작은 소망에서부터 큰 소원까지 사람의 가슴 마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는 한 해의 첫 달.

새해의 소망이 모두 이뤄지기를 기원하고 다짐하는 소원 여행을 떠나보자.

울진군 서면 삼근리 '사랑바위'

'지극한 정성에는 하늘도 감동 한다'는 말이 있듯이 정성을 들여 소원을 다짐해 본다면 올 한해 꿈꾸었던 일, 소망하는 일이 모두 이뤄질 것 아니겠는가.

경북지역의 곳곳에는 신비로운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영험한 기원의 장소가 많이 있다. 이들 기원 장소를 찾아 한 해의 소원을 빌고, 마음을 다잡으며 즐거운 추억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경북의 가장 대표적 기원 장소는 팔공산 갓바위다. 이곳에서 기원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진다는 입소문이 나서 입시철뿐만 아니라 연중 내내 소망을 비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영천시 북안면 관리 서당골 '돌할매'

팔공산 동쪽 끝자락 해발 850m 관봉 정상의 '관봉석조여래좌상'이 바로 그 영험함의 상징이다. 여래좌상이 넓적한 관을 쓰고 있어서 '갓바위'라고 불리는 이 불상은 현세의 복을 비는 약사신앙의 명소다.

갓바위 불상은 신라 선덕여왕 때 만들어졌다고 전해지지만 정확한 조성연대나 목적은 밝혀지지 않았다. 갓바위의 영험함은 실제로 증명된 일은 없지만 매년 수능 때나 연초에는 간절한 소원을 가진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머리를 조아린다.

최근에는 신년을 맞아 몰려든 기도객들로 북새통이다. 관봉 정상은 노천의 산정법당이다. 우뚝 솟은 암봉에 정좌한 5.6m의 거대한 석불 앞에는 향이 피어오르고 그 앞으로 방석을 펴고 108배를 올리는 기도객들로 가득 차 있다. 몇몇 사람들은 석불의 좌대 앞에서 동전을 붙이느라 여념이 없다. 동전이 돌벽에 척 달라붙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뜻이란다.

경북 소원 여행지

문경새재 또한 합격 기원의 명소다.

옛날 영남과 한양을 잇는 조선시대 과거길을 따라 걸으며 장원급제의 꿈을 꾸었던 선비들처럼 쉬엄 쉬엄 걸어보는 그 자체가 마음을 가다듬는 일이다. 문경시에서는 소원빌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의 '과거길 달빛사랑여행'이라는 행사를 매월 1, 2회 열고 있어 인기다. '장원급제길'이라 이름붙여진 이 길을 걸으며 수능성적 대박을 기원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영천 돌할매도 영험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영천시 북안면 관리 서당골에 있는 이 돌할매를 찾아가려면 영천 인터체인지에서 내려서 북쪽으로 가다 보면 4번국도 경주방향으로 가다보면 돌할매 위치를 알려주는 간판을 볼 수 있다.

돌할매는 직경 25㎝, 무게 10㎏의 둥근 화강암으로 35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생년월일과 주소, 이름, 나이를 밝히고 소원을 말하면 돌할매가 들어준다고 전한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온 정성을 다해 돌을 들어 올려보면 소원이 이뤄질 것이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이 10㎏ 남짓한 돌이 들어 올려 지면 정성이 부족한 것이고, 거짓말처럼 돌할매가 꼼짝도 하지 않고 땔 수 없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청도군 운문사 사리암도 기도처로 유명하다.

이곳에도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입시철이 되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사리암은 삿된 것을 모두 소멸시킨다는 뜻으로 세상살이의 온갖 때를 떨치고 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나반존자가 던져주는 돌을 받아 쥘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영천 은해사 거조암 또한 영험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거조암은 은해사의 부속암자. 영산전을 지어 오백나한상을 모시면서 영험한 나한 기도도량이다. 이곳에서 사흘 동안 지성으로 기도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많은 불교 신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군위군 고로면의 '신비의 소나무'에는 한 번 만져만 보고 기도드리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고로면 학암리 뒷산에 있는 수령 500년의 노송이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어 각종 고시에서 합격했다는 사람이 많고, 아기를 낳거나 병을 낫게 해준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울진군 죽변면 죽변등대를 오르는 절벽 위에는 독특한 소원의 길이 있다.

'용의 꿈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에는 소원을 잘 들어주기로 소문이 나 있다. 이 길은 용의 형상을 하고 있는 죽변등대 절벽 위의 대나무 숲길로 이 길을 거닐며 소원을 빌면 신통한 일일 생긴다는 것.

죽변항에 위판되는 신선한 게맛도 보고 죽변 등대에 올라 동해 바다를 조망해 보는 특별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울진에는 또 다른 기원의 대상이 있다. 울진군 서면 삼근리에 있는 사랑바위로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사랑의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또 이곳에서 나는 삼지구엽초를 다려서 먹으면 귀한 자식을 낳는다고 한다.

이처럼 경북에는 다양한 소원의 명소들이 있다.

"에이, 그까짓 대상에 빈다고 소원이 이뤄질까"하고 터부시 할 것이 아니라 지극한 정성을 담아 소원을 가슴에 새기면 한 해 동안 새로운 힘과 활력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간절한 소망을 마음으로 전하고 위로받는 일, 그 소망이 아직 어떻게 전개 될지 모르는 미래의 손 쓸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성취에 대한 바람은 더욱 간절한 것 아니겠는가. 이들 소원의 대상들이 있는 곳은 모두 자연경관이 뛰어나서 소원도 빌고 즐거운 추억도 만들 수 있는 곳이어서 주말여행을 권하고 싶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