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젠, 분자농업기술 상용화 첫 성공

1g에 1억원을 호가하는 인체유전자를 식물에서 대량 생산한 다음 이를 질병 진단과 치료 등에 폭넓게 이용하는 새 기술이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에 의해 처음으로 상용화됐다.

식물유전공학 전문 벤처기업인 넥스젠(대표 이선교)과 충남대병원 내분비내과 송민호 교수팀은 인체의 '갑상선 자극호르몬 수용체(TSHR)' 유전자를 담배에 도입해 담배에서 'TSHR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회사는 담배에서 얻은 TSHR 단백질을 이용해 갑상선질환(항진증, 저하증) 진단키트를 개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KFD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충남대병원에서 갑상선질환 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이 진단키트에 대한 임상테스트를 한 결과 95% 이상의 민감성과 유효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인체에만 존재하는 TSHR 단백질은 갑상선질환의 진단과 예방 등에 두루 이용할 수 있지만 1g에 1억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싼데다 양이 충분하지 않아 그동안 상용화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넥스젠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담배를 통해 이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저렴한 갑상선질환 진단키트는 물론 치료제로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연간 갑상선질환 진단키트 시장은 국내가 약 200억원, 해외가 약 2천5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갑상선질환은 류머티즘성 질환처럼 과도한 면역반응 때문에 자신의 세포 또는 조직을 파괴함으로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 가운데 하나다.

송민호 교수는 "TSHR 단백질을 다른 단백질로 인지해 항체를 만드는 갑상선질환의 특성을 이용해 미리 이 단백질을 인체에 투여하면 치료제로도 개발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충분치 않았던 TSHR 단백질을 식물에서 생산하게 됨에 따라 먹는 백신, 기능성화장품 소재, 동물 의약품 등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젠은 녹십자[005250]와 KT&G[033780]가 주식의 15%씩을 갖고 있다.

이선교 사장은 "식물을 고부가가치 의약품 생산공장으로 활용하는 분자농업기술은 경제적 측면 뿐만 아니라 포유동물처럼 바이러스를 전파시키지 않는 등의 안전성 때문에 국가간 개발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인간 유전자를 식물에 도입해 생산한 단백질로 의약품 제조 상용화 허가를 받기는 이번이 세계 처음"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