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선 '포항 생명의 숲' 사무국장

"소외계층을 위한 숲 탐방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포항 생명의 숲'에서 6년째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장정선 사무국장(52).

1998년 10월 문을 연 포항 생명의 숲은 생활주변에 녹색 숲 공간을 조성하고, 숲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이는 등 '숲'과 관련한 환경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시민단체다. 이곳에서 누구보다 큰 열정과 야무진 일처리로 업무를 척척 해나가고 있는 그이지만, 처음부터 환경운동과 관련된 일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제주 출생인 그는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일반사회 과목으로 교편생활을 했다. 남편 직장을 따라 포항에 온 후 포항여중 학교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 소신껏 일하던 모습이 권순남 포항시자원봉사센터 소장의 눈에 띄어 생명의 숲을 이끌게 됐다.

"생명의 숲은 다른 환경운동과는 조금 달라요. 사회의 문제를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타협하고 수정하는 파트너십을 지향하죠."

4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포항 생명의 숲은 아이들이 메마른 운동장이 아닌 숲속에서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학교에 숲을 조성하는 '학교 숲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등산 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한 숲 탐방 운동과 숲 해설사 교육, 훼손되는 자연을 복원하는 숲 탐방로 조성사업, 전국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가는 숲 체험활동, 기북면 오덕리 덕동마을의 써래치를 재현한 전통농업문화제, 농가에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한 땔감 나누기 운동 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 가운데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도음산 산림문화수련장에 장애우를 위한 숲 탐방로를 마련한 것을 꼽았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사람은 산에 올라 숲을 느낄 수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팔각정까지 오르는 길을 완성하기엔 예산이 여의치 않았는데, 사연을 들은 이원식 사장님(우리조경)의 지원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유니버셜 디자인(무장애 편의시설)을 적용한 데크로드를 이용하면 휠체어를 탄 장애우는 물론 유모차를 끌고 오는 주부도 쉽게 숲을 느낄 수 있다. 그는 또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한 나눔의 숲 프로그램을 운영, 아이들이 자연을 통해 감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가장 큰 계획은 '포항 산사랑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향토 사랑도 결국 자연사랑에서 온다는 생각에서다. "포항에도 비학산, 운제산 등 아름다운 산이 많지만 지역민들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그는 한 달에 한 번 지역 산 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그 산의 유래와 역사적 배경, 주변 문화재 등 전반적인 내용을 알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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