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숙 인권지원센터

정명숙 인권지원센터

"결혼이주여성 자녀들에게 한국엄마라 불리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봉사활동으로 똘똘 뭉친 정명숙씨(40·인권지원센터)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즐거움과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풍족하지 못해 물질적으로 나눌것은 없지만 한국인의 올 곧은 정신을 심어주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그를 보면 인성함양에 덤으로 딸려오는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올 겨울, 한국인과 결혼한지 14년만에 첫 친정 나들이 하는 일본 여성의 집에 들렀다가 엄마는 물론, 두 아이가 입고 갈 옷이 없어 마음아팠다는 정씨는 세탁소에 맡겨두었던 자신의 윗옷과 두 딸의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겨 나오자 "엄마 우리옷 다 갖고 가면 어떻게 해"라는 딸들의 밉지않는 항의가 들렸지만 그 옷을 입고 친정길에 오르는 그들을 보며 내심 흐뭇했다고 한다.

그는 시아버지를 모시는 두 아이의 엄마다.

그가 본격적인 봉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포항여성복지회관과 선린대 방송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한 후 시작한 포항시 여성정책모니터회 활동이 계기가 됐다. 이후 인권지원센터와 인연을 맺으면서 포항 거주 국제결혼여성(이주여성)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과 그들을 위한 한글교육 및 취미생활과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부터다.

이후 결혼이주여성들의 가정을 일일이 방문,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교육받을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몇 가정을 선택, 방문지도, 원거리 자녀에게는 학습지를 구독·신청해 주고 가까운 경우에는 직접 방문, 한글지도와 자녀들의 부진한 학습을 돕고 있다.

연 7번의 제사를 모시는 맏며느리로, 큰 딸이 중 2, 둘째딸이 초등학교 5학년이다. 아이들이 이만큼만 자라도 활동하기에 한결 편하다. 시아버지도 불평없이 며느리의 일에 적극 후원한다. 남편도 찬성이다.

이러다 보니 이제는 딸들이 엄마를 '바른 엄마'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조금 부담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딸들이 자라서 생활해야할 환경을 바로 세워 놓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또 그네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는 그는 2년째 경주문예대학에서 시인의 꿈을 키우고 있다.

뿐만아니라 대구사이버대학에서 이미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획득했다.

"해외 이주여성들을 위한 일을 하다보니 그들의 가족과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어 좋다"는 그는 그들이 한국에서 정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소망을 조심스레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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